전반 2분 만에 골 넣은 뒤
88분 동안 '봉쇄 축구'

파라과이가 신설된 '입 가리기 금지' 규정으로 인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튀르키예를 제압했다. 이로써 파라과이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기뻐하는 파라과이 선수들. 연합뉴스

기뻐하는 파라과이 선수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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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튀르키예를 1-0으로 꺾었다. 지난 1차전에서 미국에 1-4로 완패했던 파라과이는 1승 1패(승점 3)를 기록, 미국(2승)과 호주(1승 1패)에 이어 조 3위에 올랐다. 아울러 2010 남아공 대회 슬로바키아전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반면 호주전에 이어 파라과이에도 덜미를 잡힌 튀르키예는 남은 미국전 결과와 상관없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튀르키예는 호주전에서 슈팅 30개, 점유율 62%로 경기를 주도하고도 0-2로 패한 데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유사한 흐름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튀르키예는 점유율 65%, 슈팅 31개를 기록하며 공세를 퍼부었으나, 점유율 26%, 슈팅 7개에 그친 파라과이의 실속 있는 축구에 밀려 승점을 챙기지 못했다.


결승 골은 경기 초반에 터졌다. 시작과 동시에 튀르키예의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파라과이는 훌리오 세사르 엔시소의 패스를 받은 마티아스 갈라르사가 페널티 아크 앞 서 왼발 강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 이후 파라과이는 수비 라인을 깊숙이 내리며 튀르키예의 총공세를 육탄 방어로 막아냈다. 전반 35분에는 튀르키예 메르트 뮐뒤르의 헤더가 골대 크로스바와 오른쪽 포스트를 연달아 맞고 나오는 행운도 따랐다.

전반 막판 파라과이에 대형 악재가 찾아왔다. 파라과이 공격수 이시드로 피타의 거친 태클 이후 양 팀 선수들이 엉겨 붙으며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파라과이 미드필더 미겔 알미론이 튀르키예의 뮐뒤르를 향해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발언했고, 주심은 VAR(비디오 판독) 끝에 알미론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FIFA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인종차별 등 혐오 발언을 방지하기 위해 '상대 선수와 대치 중 입을 가리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했는데, 이 규정으로 퇴장 조처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적 열세에 놓인 파라과이는 후반전 들어 전 선수가 수비에 가담하는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펼쳤다. 후반 17분 튀르키예 데니즈 귈의 날카로운 헤더를 골키퍼가 정면에서 잡아내는 등 위기를 넘긴 파라과이는 후반 중반 이후 노골적인 시간 끌기에 돌입했다. 디에고 고메스는 경합 중 넘어진 뒤 고의로 일어나지 않다가 1분간 경기장 밖 대기 명령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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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쿨링 브레이크(물 보충 휴식)' 이후에도 경기 양상은 변하지 않았다. 파라과이는 끈질기게 버텼고, 튀르키예의 공격은 답답하게 겉돌았다. 후반 37분 잔 우준의 오른발 슈팅은 골대 왼쪽을 살짝 빗나갔고, 후반 44분 잔 우준의 결정적인 슈팅마저 파라과이 골키퍼 오를란도 힐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후반 추가시간 메리흐 데미랄의 마지막 헤더마저 골대를 외면하면서 파라과이가 짜릿한 1-0 승리를 지켜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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