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욱 강남세브란스병원장 인터뷰①

국가바이오혁신위 투자전략분과위원 합류
"허가받고도 막히던 시장 진입, 보상까지 컨트롤"

"신약 후보물질 하나가 환자에게 닿기까지 연구와 허가, 시장 진입이 제각각 따로 움직입니다. 그 단계를 잇는 데 병원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용욱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은 30일 서울 강남구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한 본지 인터뷰에서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혁신위) 참여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혁신위에 투자전략분과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혁신위는 기존 국가바이오위원회와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를 하나로 묶어 지난 4월 출범했다. 두 위원회로 나뉘어 있던 바이오 정책 기능을 단일 컨트롤타워로 통합한 것이다.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16개 부처 장관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민간위원은 27명이다.

김용욱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김용욱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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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인 구조 전환의 배경에는 한국 바이오 산업이 오래 안고 온 구조적 단절이 있다. 그간 기초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화는 산업통상부, 임상 허가와 보상은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나눠 맡았다. 한 분야의 기술이 연구실에서 시장까지 가려면 부처를 갈아탈 때마다 새로운 심사와 예산 절차를 다시 밟아야 했다. 연구가 끝나도 허가가 막히고 허가가 나도 수가를 받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다. 김 원장은 "연구는 연구대로, 임상은 임상대로, 사업화는 사업화대로 끊긴다"며 "혁신위는 연구개발(R&D)부터 시장 진입까지 전 주기를 한 테이블에서 다룰 수 있다"고 말했다.

자문 넘어 의결 권한…"부처 칸막이 넘어설 동력"

정부와 산업계도 혁신위의 통합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 수행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 원장은 "전신 조직이 자문에 무게를 뒀다면 이번에는 의결을 통해 직접 집행까지 가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전신 조직도 구성만 놓고 보면 관련 부처 장관들이 참여했다. 달라진 것은 권한이다. 단순 자문기구에서 의결 기구로 격상되면서 부처 칸막이를 실제로 넘어설 동력이 생겼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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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의 이런 의지는 회의 운영 방식에서 드러난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분과위원회마다 각 부처 실무 국장들이 배석한다. 투자 전략은 물론 규제 현안이 제기되면 그 자리에서 곧바로 처리토록 하는 구조다. 회의 빈도도 달라졌다. 전신 조직이 연 1∼2회 회의를 진행한 것과는 달리 이번 혁신위는 두 달에 한 번꼴로 상시 가동을 예고했다.

[Bio Story]①"연구·허가·시장 단절 잇겠다"…혁신위 첫 병원장의 현장 진단은 원본보기 아이콘

혁신위가 내건 변화는 산업 현장이 가장 목말라 하던 '시장 진입 속도'에 맞춰져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의 보험 등재 기간을 100일 이내로 단축하는 방안, AI·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새로운 수가체계 신설, 의료 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 등이 현장에서 체감할 과제로 제시됐다. 규제합리화 로드맵에는 첨단재생의료 활성화를 포함해 24개 과제가 담겼다. 그간 국내 바이오 기업이 식약처 허가를 받고도 수가가 신설되지 않아 매출로 연결하지 못하던 병목을 허가와 보상을 한 흐름에서 풀어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술 도입의 규제 철학도 도마에 올랐다. 김 원장은 정부가 법령에 명시된 기준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규제'에 기대 온 점을 지적하며 "임상 현장에서는 일단 진입을 허용하고 사후에 관리하는 네거티브 방식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기기와 치료제가 쏟아져도 상용화까지 수년이 걸리는 구조에서는 기업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혁신위 위원으로서 산업 생태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병원은 연구 성과가 실제 치료와 제품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관문"이라며 "바로 그 현장에서 규제의 벽이 가장 먼저 체감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길이 막히는 지점을 혁신위에 전하고 푸는 것이 우리 위원의 몫"이라고 말했다.

[Bio Story]①"연구·허가·시장 단절 잇겠다"…혁신위 첫 병원장의 현장 진단은 원본보기 아이콘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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