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 장애 앓는 척 의사 속여 약 처방
법원 "병역제도의 근간 침해하는 행위"

양극성 장애(조울증)를 앓는 것처럼 속여 다량의 정신과 약물을 처방받는 수법으로 병역을 기피하려 한 3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이준구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30)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고 21일 밝혔다.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 박재현 기자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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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양극성 장애를 앓는 것처럼 속여 27차례에 걸쳐 병원 진료를 받고 다량의 정신과 약물을 처방받아 재검 대상 판정을 받아내는 등 병역을 기피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22년 8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서울 동작구 한 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에게 조증과 우울증 증상이 반복된다고 호소하며 27차례에 걸쳐 진료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다량의 정신과 약물까지 반복적으로 처방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를 실제로 복용하진 않았다.

현행 병역 판정 기준에 따르면 양극성 장애로 6개월 이상 약물치료를 받거나 1개월 이상 입원해 사회적·직업적 기능 장애가 확인될 경우 4급 보충역 판정을 받게 된다.


A씨는 2023년 4월 처방받은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해온 것처럼 기재된 의무기록사본과 1년 이상 치료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병무용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 이를 제출해 7급 재검 대상 판정을 받았고, 같은 해 9월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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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사는 "병역 의무를 감면받을 목적으로 고용량의 정신과 약물을 복용해왔던 것처럼 거짓말해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고 범행 경위·방법 등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병역 제도의 근간을 해하는 것이므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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