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개 대규모 시장개방안 발표
中·베트남식 시장 개혁개방 예상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의 미국 대사관 앞에서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지지하는 집회에서 시민들의 시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쿠바 정부가 60여년만에 사회주의체제를 포기하고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개혁안을 발표했다. 미국의 원유수입 봉쇄로 경제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중국과 베트남 방식의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경제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누엘 마레로 쿠바 총리는 이날 쿠바의 국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176개 친시장 개혁 과제를 담은 비상 경제 개혁안을 발표했다. 해당 개혁안에는 민간기업 활동 확대, 가격 상한제 폐지, 국영기업 개혁 및 자율성 강화, 추가 외국인 투자 유치, 금융 시스템 현대화 등 시장개방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쿠바 정부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27개 부처를 21개로 감축하는 대대적인 정부 조직 개편에도 나선다. 또한 1959년 쿠바혁명 이후 경제를 지탱해 온 기본 배급제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시장 가격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와함께 100인 이상 규모의 사기업 설립을 허용하고, 개인이 여러 개의 기업도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국영기업의 주식·지분 거래를 허용하는 한편 금융업과 부동산 개발 분야까지 민간에 개방하는 조치들도 담겼다. 마레로 총리는 이날 개혁안 발표 연설에서 "시장을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한 도구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체제 자체까지 개혁하는 것보다는 경제 부문만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중국식·베트남식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쿠바 공산당은 전날 임시 전원회의를 열어 해당 개혁안을 승인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도 전원회의에서 미국의 경제 봉쇄뿐 아니라 오랜 관료주의와 과도한 규제가 경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강도 높은 규제 개혁을 주문한 바 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전원회의 폐막 연설에서 "문제는 외부의 봉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생산 활동을 원하는 사람들을 가로막는 늑장 행정과 관료주의, 각종 규제, 그리고 미뤄져 온 결정들이 쿠바 경제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77년째 멀쩡한 외국 아파트, 벽 철거도 못하는 한...
이번 개혁안은 미국의 원유 수입 봉쇄 조치 이후 경제난이 극심해진 상황에서 단행됐다. 쿠바는 지난 1월 미국의 대규모 추가제재와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 이후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이 끊어지며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