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재정준칙 법제화 권고
'확장재정' 이재명 정부 기조와 충돌
교부금 개편, 재정당국-교육계 갈등 격화 예고
내달 초 발간될 OECD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주목할 점은 재정 준칙 도입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개편 필요성을 언급한 점이다. 두 사안 모두 해묵은 논쟁의 주인공이었다. 정권의 지향점이나 현장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오랜 세월 평행선 공방만 반복해 왔다.
OECD '재정준칙' 청구서에 韓 정부 "명문화 실효성 없어"
윤석열 정부는 '관리재정수지 -3% 통제안' 등 적극적으로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했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됐다. 이번 정부 들어서는 도입 목소리가 자취를 감췄다. 사진은 윤석열 정부 당시 재정준칙 필요성을 언급한 카드뉴스. 재정경제부.
총량적인 재정지표를 수치화해 법제화하는 '재정 준칙(Fiscal Rules)'은 십수 년째 마침표를 찍지 못한 과제다. 현재 OECD 회원국 중 재정 준칙이 없는 나라는 대한민국과 튀르키예 단 두 곳뿐이다. 박근혜 정부의 재정건전화법 제정안, 문재인 정부의 '한국형 재정준칙', 윤석열 정부의 '관리재정수지 -3% 통제안'까지 꾸준히 법제화가 추진됐으나 매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OECD의 재정준칙 도입 권고는 현 정부의 경제 기조와 정면으로 부딪친다. OECD는 지난 2024년 보고서에서도 한국의 재정 준칙 도입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와 재정지출 억제 정책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었다. 반면 이재명 정부의 기조는 확장재정에 방점이 찍혀 있어 OECD의 시각과 다소 결이 다르다. 현 정부 들어 재정 준칙의 실효성이나 명문화 의미가 상대적으로 약화한 데다, 초과 세수 발생 시 이를 민생에 활용하는 방안 등이 전면에 논의되고 있다.
정부는 재정 준칙을 법으로 묶는 명문화가 반드시 실효적이지는 않다는 의견을 OECD 측에 피력했다. 유럽연합(EU) 등 준칙을 선제 도입한 선진국들조차 경제 위기 때마다 예외 조항을 남발해 유명무실화된 전례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규칙이라는 형식적 족쇄에 얽매이기보다, 실질적인 재정 여력을 바탕으로 기민하게 경기를 부양하고 양극화를 해소하는 탄력적 재정 운용이 대한민국 경제 상황에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교부금 개편, 기획예산처에 힘 실리지만…교육계 반발 격화될 듯
또한 OECD는 점진적인 학생 수 감소(reduce gradually)를 언급하면서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보고서에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교육교부금은 의무교육실시 재원 확보를 위해 1971년 제정된 이후, 매년 걷히는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청 예산으로 자동 배정하는 제도다. 경제 규모가 작고 출산율이 높던 시절 생긴 제도가 가파른 학령인구 감소세와 맞물리면서 '재정 블랙홀'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OECD의 교육교부금 개편 권고는 2027년도 예산안 편성을 앞두고 지출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기획예산처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교육계와의 갈등을 격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원 3단체와 16개 시도 교육감 당선인들은 단순 학령인구 감소를 명분으로 한 재정 축소는 공교육 붕괴로 이어진다며 각각 교육교부금 개편 반대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앞으로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예산안 확정까지 극심한 진통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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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획처와 교육부는 교육교부금 제도를 개편하는 것 자체는 공감대를 어느 정도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식과 규모를 둘러싼 세부 방식을 둔 진전은 없는 상태다. 내국세 연동 방식을 경상성장률 연동으로 바꾸는 방안, 내국세 연동은 유지하되 일정 상한을 두고 초과분을 교육재정안정화기금 등으로 조성하는 방안, 초·중·고교에만 쓸 수 있는 교육교부금을 영유아나 대학 교육에도 사용할 수 있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합리적 결론을 내겠다는 취지의 의견을 OECD측에 전달했다"며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방안으로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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