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멈춰라" 4000명 넘게 모였다…거리 점령한 배달 로봇에 반발 확산
美·英 곳곳서 배달 로봇 반발 나타나
보행권 침해·일자리 위협 규제 요구
2034년까지 210만대 운영 추산
인도 위를 굴러다니는 자율주행 배달 로봇에 일부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1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을 인용해 "주요국 도시에서 운영되는 배달 로봇을 두고 보행권 침해와 안전, 일자리 위협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식료품과 패스트푸드 배달에 쓰이는 이 로봇은 카메라와 센서, GPS로 이동 경로의 장애물을 식별해 피하도록 만들어졌다.
운영업체들은 로봇이 안전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교통량과 배출가스도 줄여준다고 주장한다. 배달 로봇 공급사 스타십 테크놀로지스의 대니 패스 유럽운영이사는 "많은 사람에게 로봇과 인도를 공유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라며 "친절하고 예의 바른 배달 로봇은 여러 지역 사회의 일상에 녹아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과 노동단체는 보행권 침해와 일자리 위협을 이유로 규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 시카고 출신의 존 로버츠는 BBC에 "처음에는 미래 지향적으로 보여 인상 깊었지만, 가족과 산책하다 로봇을 피해야 하는 상황을 겪으며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사람이 걷도록 만든 인도에서 사람이 로봇에 길을 비켜줘야 하는 상황에 의문이 들었다는 것이다.
로버츠는 시민이 로봇과 충돌해 다쳤다는 보도가 있었고, 횡단보도에서 이상하게 작동한 로봇이 구조 차량의 이동을 막은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전성 시험과 명확한 규제가 마련될 때까지 시카고 전역에서 배달 로봇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는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현재까지 약 4400명이 서명했다.
이번 논란은 일자리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배달 노동자 등이 속한 영국 독립노동자연맹(IWGB)은 로봇 탓에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알렉스 마셜 IWGB 회장은 "우리는 배달 로봇이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이 쓸모없는 로봇들과 목숨을 걸고 싸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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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려 속에 여러 지역이 규제에 나섰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혼잡도가 낮은 구역에서만 로봇을 운영하도록 했고, 캐나다 토론토는 지난 2021년부터 로봇의 인도 통행을 금지했다. 시카고에서도 최근 시내 두 구역에서 배달 로봇 운영이 금지됐다. 영국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잉글랜드 셰필드에서는 우버이츠 배달 로봇이 파손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배달 로봇이 빠르게 확산할 것으로 본다. 연구 회사 '트랜스포마 인사이트'는 지난해 여름 보고서에서 오는 2034년까지 전 세계에서 배달 로봇 약 210만대가 운영될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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