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운전자, 불법 좌회전…70대 들이받아
2심 "중앙선 침범이 직접 원인 아냐"
대법 "보행자도 중앙선 침범 안 할 것이란
신뢰 보호 대상" 원심 파기
중앙선을 침범해 불법으로 좌회전하다가 맞은편에서 길을 건너던 보행자를 쳤다면, 자동차 종합보험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형사 처벌 대상인 '중앙선 침범 사고'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중앙선 침범 금지 규정은 맞은편 차량뿐만 아니라 보행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천대엽 대법관)은 최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 혐의로 기소된 화물차 운전자 강모 씨의 상고심에서 공소를 기각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강씨는 2023년 6월 27일 세종시의 한 도로에서 화물차를 몰던 중, 좌회전이 금지된 황색 실선의 중앙선을 넘어 불법 좌회전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반대편 도로와 이면도로 사이를 건너던 78세 여성을 차량 범퍼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피해자는 늑골 다발성 골절 등 전치 28주의 중상을 입었다.
재판의 쟁점은 이 사고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중앙선 침범 사고'로 볼 수 있는지였다. 가해 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더라도 12대 중과실 사고에 해당하면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1심은 강씨의 과실을 인정해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강씨의 중앙선 침범 행위가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보기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강씨가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는 이유를 들어 1심 판결을 깨고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았다. 대법원 재판부는 "중앙선 침범 사고 규정의 취지는 운행 중인 차량이 중앙선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운전자 등 교통관계자들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함"이라며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해 자신을 향해 돌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하에 걷는 보행자도 이 조항의 보호 대상"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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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피해자는 차량이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이면도로로 진입하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고 보행했고 통행 방법이 비정상적이라는 사정도 없었다"며 "피고인의 중앙선 침범 행위가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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