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투자, 신용잔고 37조 사상 최고
증권사 단기채 발행 100조 첫 돌파
신영증권 "사전 규제로 안전판" 진단

코스피가 9000선 돌파 후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25.05포인트(2.48%) 오른 9,288.89에, 코스닥은 0.47포인트(0.05%) 오른 1,001.40에 개장해 장중 900선으로 떨어졌다. 2026.6.19 조용준 기자

코스피가 9000선 돌파 후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25.05포인트(2.48%) 오른 9,288.89에, 코스닥은 0.47포인트(0.05%) 오른 1,001.40에 개장해 장중 900선으로 떨어졌다. 2026.6.19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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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 고지를 돌파하며 한국 자본시장의 새 장을 열었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1월 22일 사상 처음 '5천피'(코스피 5000)를 달성한 뒤 2월 25일에는 '6천피'를 넘었다. 이후 지난달 6일과 15일에는 각각 '7천피'와 '8천피'를 넘어섰으며, 마침내 이날 '9천피'마저 돌파했다. 주가가 오르면 투자자가 몰리는 건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 열기 뒤에 100조 원짜리 '빚더미'가 쌓여있어 향후 시장 우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빚 내서 주식 산다 '빚투'의 시대…증권사도 빌려서 고객에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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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자기 돈만으로 주식을 사지는 않는다. 돈이 모자라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서 살 수 있다.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다. 100만 원이 있는데 50만 원을 더 빌리면, 150만 원어치 주식을 살 수 있다. 주가가 오르면 수익은 1.5배가 된다. 물론 그 반대도 성립한다. 주가가 내리면 손실도 1.5배다. 이익도 손실도 빚만큼 증폭된다.

개인 투자자의 빚투가 늘어나면 증권사도 빚을 져야 한다. 투자자가 빌려달라는 돈을, 증권사 곳간만으로는 다 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빚을 내서, 그 돈으로 또 빚을 대주는 구조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빚투 규모는 현재 사상 최고로 불어난 상황이다.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린 돈, 즉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7조 원에 이른다.

증권사가 돈을 빌리는 곳 중 하나가 단기 자금시장이다. CP(기업어음)와 전단채(전자단기사채), 즉 만기가 짧은 '빚 문서'를 찍어내 자금을 끌어온다. 지난해 초 44조 원이던 증권사 CP·전단채 잔액은 올해 초 63조 원으로 뛰었고, 6월 2일엔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어섰다.


단기 자금시장 발작 우려?…"규제가 브레이크 역할" 낙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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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이 빠르게 늘면 시장은 긴장하기 마련이다. 과거 연말마다 단기 자금시장이 갑자기 얼어붙던 '수급 발작'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돈을 빌려주는 곳이 한꺼번에 지갑을 닫으면, 멀쩡하던 회사도 자금을 못 구해 휘청일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의 빚투 규모는 '관리된 위험'이라는 게 신영증권 이경록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6월 단기 크레딧 시장 우려 요인 점검'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공급 측면의 법적 규제와 수요 측면의 유동성이 하방을 지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급격한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시장 충격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즉 규제와 수요가 리스크의 크기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시장법은 큰 증권사(종투사·자기자본 3조 원 이상)가 빌려줄 수 있는 돈의 총량을 자기자본의 200%로 묶어놨다. 이 중 개인에게 빌려주는 돈은 자기자본의 100%를 넘지 못한다. 빚투 수요에 신난 증권사가 끝없이 돈을 빌려주고 싶어도, 법이 천장을 쳐놓은 셈이다.


또한 증권사들은 이 천장에 곧바로 머리를 박지 않으려고, 보통 20~30%쯤은 여유 공간(버퍼)을 남겨둔다. 다만 빚투가 워낙 거세지면서 그 여유가 줄어든 건 사실이다. 실제로 일부 대형 증권사는 한도가 차서 신규 신용거래를 잠시 멈추기도 했다. 더 빌려주고 싶어도 못 빌려주니, 단기채를 찍어 조달하는 규모도 무한정 늘 수 없다. 규제가 거꾸로 과열을 막는 브레이크가 된 셈이다.


이 연구원은 빚투의 수요 쪽도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빚투에 들어갈 돈의 저수지 역할을 하는 게 MMF(머니마켓펀드)나 CMA 같은 단기 자금이다. 이 저수지가 마르면 증권사가 단기채를 찍어도 사 줄 곳이 줄어든다.


6월은 반기 마지막 달이라 이 자금이 잠깐 줄어드는 계절에 해당한다. 올해는 대규모 국고채 만기까지 겹쳐, 시장에서 단기 자금이 일시적으로 강하게 빨려 들어갔다. 다만 이 연구원은 "매년 반복되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봤다. 길게 보면 단기 자금의 저수지는 꾸준히 차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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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측면에서는 규제가, 수요 측면에서는 유동성이 바닥을 받치고 있는 상황으로, 현재의 크레딧 시장에서 당장 큰 충격이 올 가능성은 낮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크레딧 시장에 대한 우려가 실제 단기 크레딧 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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