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SNS서 확산하는 태닝 콘텐츠
태닝된 피부를 건강미로 인식
전문가들 "자외선 차단 필수" 강조

편집자주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문화와 트렌드를 주도하며, 사회 전반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는Z금]에서는 전 세계 Z세대의 삶과 가치관을 조명하며, 그들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최근 미국 Z세대 사이에서 '탄맥싱(Tanmaxxing)'이라 불리는 과도한 태닝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피부를 더 짙게 태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유행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피하거나 태닝 기계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까지 공유하고 있다.


"자외선 지수 높을수록 좋아"…SNS 타고 번지는 '탄맥싱'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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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이른바 '탄플루언서(Tanfluencer·태닝 인플루언서)'들이 장시간 햇볕을 쬐는 방법과 자외선 지수가 높은 날을 골라 일광욕하는 요령 등을 공유하고 있다. 일부는 선크림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하기도 한다. 이들은 짙게 태닝 된 피부가 근육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하고 피부색을 균일하게 만들어 외모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현상은 더 진한 피부색을 추구하는 '탄맥싱' 트렌드에서 비롯됐다. 탄맥싱은 특정 목표를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맥싱(maxxing)' 문화의 연장선에서 등장한 신조어로, 'UV맥싱', '캐럿맥싱', '브론저맥싱', '선맥싱' 등 다양한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다.


실제로 틱톡 등에선 '#TanTok' 해시태그를 통해 자신의 태닝된 피부를 자랑하거나, 태닝 전 준비 과정을 공유하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틱톡 이용자는 "조금만 햇볕에 타도 원하는 태닝 효과를 얻을 수 있다"라는 문구와 함께 '선맥싱' 해시태그가 달린 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미국 유타주에 거주하는 캠런 피셔(21) 역시 '탄맥싱' 트렌드에 긍정적이다. 그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겨울에는 셀프 태닝 제품을 사용하지만, 여름에는 야외 활동을 선호한다"며 "자외선 지수가 높은 날에도 아무런 보호 조치 없이 몇 시간씩 야외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뉴저지에 사는 아리엘 시니신(25) 역시 태닝을 당연하게 여겨왔다고 했다. 그는 자신도 관련 게시물을 올린 적이 있다며 "문화적으로 '태닝된 피부는 아름답다'는 인식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태닝 열풍은 서구권 사회에 오랫동안 자리 잡아 온 미의 기준과도 무관하지 않다. 흰 피부를 선호하는 한국과 달리 서구권에서는 태닝된 피부를 건강미의 상징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창백한 피부는 햇볕을 충분히 쬐지 못하고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사람을 연상시키는 반면, 태닝된 피부는 휴가를 즐길 경제적 여유가 있고 야외 활동을 활발히 하는 건강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태닝은 피부 손상 신호"…전문가들, '탄맥싱' 열풍 우려

AI생성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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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태닝 열풍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태닝이 피부 손상을 유발함에도 SNS에서는 건강한 생활 습관처럼 소비되면서 자외선 노출의 위험성을 간과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외선은 피부암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피부암이 가장 흔한 암 중 하나로, 미국 피부암재단에 따르면 미국인 5명 중 1명은 70세 이전에 피부암 진단을 받는 것으로 추정됐다.


피부과 전문의 셰린 테이무어 박사 또한 최근 SNS에서 태닝 관련 콘텐츠가 스킨케어 루틴을 소개하는 영상과 비슷한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태닝이 마치 뷰티 루틴이나 웰니스 습관처럼 포장되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피부가 손상되고 있다는 신호일 뿐이다. 피부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색소를 생성하며 반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Z세대는 스킨케어 정보를 SNS를 통해 가장 적극적으로 습득하는 세대 중 하나"라면서도 "잘못된 정보 역시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태닝 기계 사용이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노스웨스턴 의과대학교 연구진은 태닝 기계 사용과 흑색종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노스웨스턴 의과대학 피부과에서 진료받은 환자 3만2315명 가운데 태닝 기계 사용 경험이 있는 환자 2932명과 사용 경험이 없는 환자 2925명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태닝 기계 사용 경험이 있는 환자군의 흑색종 진단율은 5.1%로, 사용 경험이 없는 환자군(2.1%)보다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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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주도한 페드람 게라미 교수는 "최소한 미성년자의 실내 태닝은 불법으로 해야 한다"며 "대부분의 환자는 어릴 때 태닝을 시작했고, 성인이 된 지금은 당시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담뱃갑에 폐암 위험 경고 문구가 적혀 있듯 태닝 기계에도 유사한 경고가 필요하다"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실내 태닝 기계에서 발생하는 자외선을 흡연, 석면과 같은 수준의 1군 발암 요인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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