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400조원' 시장…"단순 밥 먹여주기 아냐" 늙어가는 대륙, 산업 엔진 갈아끼우는 중 [중국. ZIP]
실버산업, 새로운 소비 엔진으로 떠올라
산업 발전 속도 가속화
중국이 급속한 고령화 진행으로 실버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중국 국가통계국의 내용에 따르면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5.87%로, 0~14세 인구 비율은 15.25%다. 1949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노인 인구가 아동 인구를 추월한 것은 처음이다. 노인을 부양해야 할 생산가능인구(15~59세) 비율 역시 61.89%로 떨어지며 10년 전(67.33%)보다 크게 낮아졌다. 앞으로 20~30년 동안 세계 최대의 고령화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령화는 노동력 감소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 연금 부담 등 악재로 연결되며 중국의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중국 당국은 실버산업 관련된 정책을 재정비하고 인력을 확충하는 등 실버산업이 새로운 소비 엔진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산업 발전 속도를 올리는 모양새다.
중국 실버산업 시장규모, 작년보다 15.2% 커져
중국 경제 전문 플랫폼 중국 산업경제정보망은 15일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는 고령화 관련 지원 시스템을 발판으로 올해 실버산업은 한 단계 발전했다"고 평했다. 중국 실버 경제 산업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실버산업 시장 규모는 올해 10조 8000억 위안(약 2429조 46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 대비 15.2% 성장한 수치다. 특히 건강 및 웰빙, 관광,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돼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올해 2월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025년 중화인민공화국 국가경제사회발전통계공보'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국 약 4만 개의 노인 요양 시설이 있다. 또 72만2000명의 직원이 노인 돌봄 관련 직종에 고용됐다. 이는 전년 대비 12.2% 증가한 수치다. 베이징은 요양 시설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노인 학대 등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신용 기록을 철저히 한다고 밝혔다.
중국 각 주요 도시는 실버산업 관련 박람회를 열고 단지를 조성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노인 돌봄 박람회에는 약 680개 업체가 참여했고, 10만 명이 방문했다.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등 주요 도시에는 노인 돌봄 관련 매장이 인기다. 최근 중국 지린성에는 총 투자액 16억6800만 위안(3752억 8332만원) 규모의 실버 경제 산업 단지가 들어섰다.
생존 보다 삶의 질…돌봄 인식도 바뀌고 있어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각 도시는 장기요양보험 제도, 가정 내 노인복지시설 사업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판공실과 국무원 판공실은 올해 초, 장기 요양 보험 제도 구축 가속화에 관한 의견을 발표하고 장기 요양 보험을 지역 시범 사업에서 전국적인 시행으로 넓혔다. 동시에 도시별로 산업의 대규모화,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35년까지 중국의 실버 경제 시장 규모가 30조 위안(6748조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과 수요가 결합해 실버산업이 돌봄 분야에서 기술 활용으로 확대됐으며,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존 생존을 최우선으로 여기던 노년층 돌봄에 대한 인식도 점차 바뀌고 있다. 건강 유지, 삶의 질 향상, 정신 건강 등에 비중을 두기 시작하면서 음식, 옷, 주거 같은 기본적인 문제뿐 아니라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여행, 숙박, 문화, 여가활동, 의료, 금융, 교육 등으로 시장의 범위가 급격하게 확장됐다.
노인 돌봄 로봇 시장 규모도 덩달아 성장
노인 돌봄 시스템은 인공지능, 웨어러블 기기, 로봇 공학 등의 기술과 접목해 진화하고 있다. 중국 란징신문은 18일 중국연구컨설팅의 자료를 인용해 "중국 노인 돌봄 로봇 시장 규모는 2024년에 300억 위안(6조 7665억원), 2025년에는 500억 위안(11조 2775억원)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 로봇 산업은 빠른 속도로 발전 중이다. 권투, 춤, 마라톤 대회, 축구 등에 참여하는 로봇의 영상이 관심을 받았다. 란징신문은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로봇이 장기적인 방향이지만, 노인 돌봄 환경에서는 안전성, 실용성, 비용 등을 최우선으로 요구한다"고 했다.
중국 일부 제조업체는 보행 보조기, AI 재활 로봇, 감정형 로봇 등을 출시했으며, 이미 일부 현장에서는 활용되고 있다. 아침에 깨워주고, 집안일을 도와주고, 감정을 나누고 건강 모니터링을 해주는 등 기능은 다양하다. 기술 발전도 빠르고 수요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돌봄 로봇에 대한 인식은 제자리다. 징둥닷컴(JD.com) 소비자산업개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노인의 64.4%는 집에서 노년을 보내고 싶어한다. 지역사회 기반 노인 돌봄을 선호하는 비율은 12.6%다. 중국 노인 대부분이 집에서 지내는 것을 지향하기에, 돌봄 로봇도 이에 맞게 설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정의 형태는 각자 다르고 표준화 되어 있지 않기에 로봇은 이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 모은다. 로봇은 방대한 양의 정보를 습득해 집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집안일 뿐 아니라 노인의 낙상, 질병 등에 대한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학습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알고리즘 고도화가 핵심 과제로 언급된다.
아직 갈 길 멀다는 평가도
요양 시설 및 업체 수도 증가하고 정부의 지원 정책도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명망에 따르면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파편화되고 소규모화된 산업, 전문 인력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작년 4월 말 기준 전국 소비재는 2억1800만 개가 넘지만, 노인용 제품은 21만 6000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인구 비율(23%)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또 노인 요양 시설의 요양 병상 비율은 목표치인 73%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돌봄 인력, 정책 표준화, 인식 개선 등 방면도 아직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도시와 농촌 개발 간의 지역 개발의 불균형, 노인 대상 제품의 허위 광고 등도 문제점으로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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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이쥔 화동 사범대학교 노령연구소 소장은 ??실버 경제를 '노인 대상 사업'으로 한정 지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버경제는 가족 일상에 필요에 의해 녹아들어야 한다면서 "단순한 판매와 구매가 아닌 가족의 불안감을 얼마나 덜어주는지, 노인의 일상이 얼마나 편안해지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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