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0억원 규모 상생안에도 동의의결 기각
규제 압박 구체화
피해 구제 요원…소상공인 단체도 반발

공정거래위원회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 기각으로 영세 입점업체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요원해졌다는 지적이다. 배달 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한 사회적 대화가 중단된 상황에서 플랫폼이 제안한 상생 지원계획마저 무산될 위기에 처해서다. 규제 압박이 다시 시작되면서 산업이 위축, 외려 소상공인을 벼랑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우아한형제들, 쿠팡 등이 3600억원 규모의 동의의결안을 제출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기각하면서 실질적인 지원을 기대했던 소상공인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앞서 공정위에 배민 등의 동의의결안에 대한 지지 입장을 전달한 소상공인연합회·전국상인연합회·한국외식업중앙회·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등 5대 입점업체 단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배달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는 법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지금 골목상권은 단 일주일도 버티기 힘든 연쇄 폐업 도미노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이번 기각 결정으로 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자구적 지원책 마련이 물거품이 될 위기"라고 했다.

규제 강화되는 배달앱 시장…멀어지는 영세 소상공인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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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공정위가 심의를 통해 법 위반 여부 및 제재 수준을 최종 결정하고, 플랫폼이 과징금 등 제재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에 나서게 되면 과거 사례를 볼 때,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최소 길게는 5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게 소상공인 단체의 판단이다. 그 사이 소상공인은 비용 절감과 부담 완화 지원을 받지 못한 채 경영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한계 상황에 내몰린 현장의 소상공인들에게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과징금 처분이 아닌 하루라도 빠른 실질적 지원"이라며 "상생안은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직접 줄여주는 현실적 방안을 담고 있었는데, 이를 기각한 이번 결정이 과연 현장의 고통을 충분히 헤아린 것인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배민 등의 이번 동의의결안은 상생지원 금액 기준으로 최대 규모였다. 기존에는 2014년 네이버의 검색 독점력 남용 및 광고 오인 유도 혐의에 대한 동의의결안과 2021년 애플코리아의 이통사 광고비 및 수리비 갑질 혐의에 대한 동의의결안에 담긴 1000억원이 최대였다. 가장 최근 사례인 구글의 유튜브 끼워팔기 혐의 동의의결안에는 300억원의 기금 조성 방안이 포함됐다. 특히 배달 앱의 동의의결안에는 입점업체가 바로 체감할 수 있는 현금성 혜택이 담겨 소상공인 경영 부담 완화 측면에서 실질적 파급 효과가 컸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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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앞으로도 소상공인이 실제 손에 쥐는 것은 없는 상태로 공회전만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을 논의하던 더불어민주당 '을(乙) 지키는 민생 실천 위원회'(을지로위원회) 주도의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는 참여 주체 간 뚜렷한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있다. 이날 소공연 등 5개 단체는 공정위의 결정으로 구제책이 사라졌다고 했지만,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은 쿠팡과 배민 불공정 행위에 대한 엄중 처분을 촉구할 정도로 입장 차이는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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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상생안이 잇달아 무산되면서 수수료 상한제 법제화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도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안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수수료 상한제 법제화가 추진될 근거가 될 수 있다"며 "산업 위축 등 역효과에 대한 학계와 전문가 등의 우려가 지속된 만큼 영세 소상공인 우선 지원책 협의 등 새로운 틀에서 대안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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