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4회 연속 동결했다. 향후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매파적 기조도 분명히 했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지만 중동 전쟁 발발 전만 해도 금리 인하가 대세였던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방향 선회다.
높아진 인플레이션 전망이 배경인데, 연준은 기준금리 결정의 중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2.7%에서 3.6%로 상향했다. 반면 올해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2%로 하향 조정했다.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물가 압박이 단기간 내 해소되긴 어렵다는 냉혹한 시각이다.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일본도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긴축 기조를 강화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물가 안정에 정책의 무게중심을 두면서 글로벌 긴축 국면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세계 경제 전반의 성장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역시 하반기 물가를 3% 안팎으로 전망하며,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를 냈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간담회에서 강력한 물가 안정 의지를 피력하며 추가 금리 인상을 재차 예고한 이유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글로벌 긴축 장기화를 전제로 인플레이션 억제와 거시경제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문제는 여타 선진국들이 견고한 고용 지표를 믿고 금리를 올리는 반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라는 취약성을 안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일부 반도체 대기업의 고액 성과급을 기준 삼아 여타 부문에서 임금 인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는 특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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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높아진 기대 인플레이션은 가계와 기업의 의사결정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더 큰 경제적 비용을 초래한다. 경기 둔화 우려가 있더라도 지금은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시장에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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