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저온 냉각장치 없이 220V 전원만으로 구동
양자암호통신 핵심부품 국산화…큐라드와 제품화 추진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극저온 장비 없이 상온에서 작동하는 단일광자 광원을 개발하며 양자통신 핵심 부품 국산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


KRISS는 질화갈륨(GaN) 반도체 기반의 단일광자 광원을 19인치 랙형 소형 장비로 구현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일반 220V 전원만 연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앤플레이(Plug & Play) 방식으로 개발돼 연구실 수준에 머물던 양자광원 기술의 현장 활용성을 크게 높였다.

KRISS가 개발한 '상온 플러그앤플레이 단일광자 광원'. 연구진은 단일광자를 찾는 고배율 렌즈와 잡광 제거 필터, 광섬유 결합 장치 등 핵심 광학·전자 부품을 19인치 랙형 장비에 통합했다. 이를 통해 극저온 냉각장치나 대형 광학 실험대 없이도 단일광자를 생성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KRISS 제공

KRISS가 개발한 '상온 플러그앤플레이 단일광자 광원'. 연구진은 단일광자를 찾는 고배율 렌즈와 잡광 제거 필터, 광섬유 결합 장치 등 핵심 광학·전자 부품을 19인치 랙형 장비에 통합했다. 이를 통해 극저온 냉각장치나 대형 광학 실험대 없이도 단일광자를 생성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KRISS 제공

AD
원본보기 아이콘

단일광자 광원은 빛의 최소 단위인 광자를 하나씩 생성하는 장치로 양자통신, 양자센싱, 양자측정 등 광자 기반 양자기술의 핵심 부품이다. 특히 양자암호통신에서는 광자에 정보를 담아 전송하기 때문에 도청 시도가 발생하면 광자 상태가 변해 침입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단일광자 광원은 영하 270도 수준의 극저온 환경과 대형 광학 실험장비, 전문 연구인력이 필요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극저온 실험실 벗어난 양자광원


연구진은 질화갈륨 반도체 내부에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원자 수준의 미세 결함을 활용해 상온에서도 단일광자를 안정적으로 생성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핵심은 '공간 확정적 맵핑(Spatial Deterministic Mapping)' 기술이다. 반도체 내부 결함은 매우 작고 무작위로 분포해 동일한 위치를 반복 활용하기 어려운데, 연구진은 단일광자가 방출되는 위치를 좌표처럼 기록해 장비를 껐다 켜도 동일한 지점을 자동으로 찾아가도록 했다.


또 공동연구를 수행한 공주대 이욱재 교수팀은 반도체 표면에 나노미터 크기의 원형 브래그 격자(Circular Bragg Grating) 구조를 설계·제작해 광자가 외부로 방출되는 효율을 높였다.


연구진이 개발한 장치는 19인치 랙 규격으로 제작돼 기존 양자암호통신(QKD) 장비와 쉽게 연동할 수 있으며, 통신망이나 보안시설 등 현장 설치에도 유리하다.


최근 미국과 중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양자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핵심 장비와 부품 확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성과는 단일광자 광원을 국내 기술로 장비화한 대표적인 양자 소부장 국산화 사례로 평가된다.

상온 단일광자 광원 개발진. 사진 왼쪽 앞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인호 KRISS 책임연구원, 홍기석 KRISS 책임연구원, 이동훈 ㈜큐라드 대표, 박준호 KRISS 선임연구원, 임선도 KRISS 광도측정그룹장. KRISS 제공

상온 단일광자 광원 개발진. 사진 왼쪽 앞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인호 KRISS 책임연구원, 홍기석 KRISS 책임연구원, 이동훈 ㈜큐라드 대표, 박준호 KRISS 선임연구원, 임선도 KRISS 광도측정그룹장. KRISS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

향후 금융망, 의료망, 정부 전용망 등 높은 보안성이 요구되는 통신 인프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RISS는 현재 연구소 스핀오프 기업인 큐라드와 함께 제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홍기석 KRISS 책임연구원은 "단일광자 광원은 광자 기반 양자기술의 핵심 부품이지만 그동안 극저온 실험실에 묶여 있었다"며 "이번 성과는 상온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비형 광원을 구현해 현장 활용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큐라드 대표는 "양자산업 경쟁력은 핵심 부품을 직접 개발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역량에 달려 있다"며 "국내 기술 기반의 양자광원 공급망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AD

한편 이번 연구의 기반이 된 광자 추출 효율 향상 연구는 KRISS 광도측정그룹과 공주대 데이터정보물리학과 연구팀이 공동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 '레이저 앤드 포토닉스 리뷰(Laser & Photonics Reviews)'에 게재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