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장 10명 "하반기 상승동력, 반도체 중심 실적 개선"
AI 인프라·에너지·건설·금융 등 수혜 업종 확산 가능성
최대 리스크는 美 금리…"잭슨홀·9월 FOMC 주목"
올 상반기 코스피 상승의 주역은 단연 '삼전닉스'가 이끄는 반도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랠리가 이어지면서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그렇다면 하반기에도 반도체 랠리가 이어질까. 반도체 외에 주목할 만한 업종은 무엇일까. 하반기 시장을 흔들 변수는 어떤 게 있을까.
19일 아시아경제가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상대로 하반기 증시 전망에 대해 설문한 결과, 11명 중 9명이 하반기 중 코스피 1만선 돌파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답변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익 모멘텀이 주가 모멘텀을 웃도는 실적 장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 코스피 밴드 상단을 선행 PER 10배를 적용한 1만으로 제시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공식 지수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반도체 업종 중심으로 긍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에도 반도체 등 '실적'이 증시 이끈다
센터장들이 꼽은 하반기 최대 상승 동력은 단연 실적이었다. 응답자 11명 가운데 10명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을 지목했다. 이어 인공지능(AI) 투자 모멘텀(4명), 주주환원 강화(4명), 증시 구조개혁(3명) 등이 뒤따랐다. 특히 AI 투자 역시 결국 반도체 실적으로 연결된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될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기 때문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중심 이익 성장이 펀더멘털 강세장을 야기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장기 계약(LTA) 등을 통해 반도체 업종의 미래 이익 지속성에 대한 확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증시) 상승동력"이라고 짚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상승동력은 AI·반도체 실적 모멘텀, HBM 등 메모리 업황 개선, 수출 호조, 기업 주주환원 확대,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기대"라며 "AI 수요가 IT와 전력 관련 산업의 수요를 지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3000선에 못 미쳤던 코스피는 9000선 안팎을 기록 중이다. 다만 센터장들은 실적 개선 속도가 주가 상승을 웃돌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장세가 전개 중인 만큼 상승 추세 지속에 있어 중요 변수는 실적"이라며 "코스피 선행 주당순이익(EPS) 상승추세에 따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랠리의 지속 여부에 대해서도 센터장들의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현재 한국 증시 전체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7배 수준인 반면 삼전닉스는 6배 안팎이다. 이는 실적 성장 속도에 비해 시장이 충분한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노 센터장은 리스크 요인으로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와 AI 기업들이 과도한 투자에서 도태되며 투자를 축소할 위험"을 꼽았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하이퍼스케일러의 자금조달 문제를 리스크 중 하나로 언급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투자 기조가 유지되느냐가 반도체 업황의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외 주목할 업종은…최대 리스크로는 '만장일치' 금리
센터장들은 하반기에는 반도체 외 업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실적이 증시를 주도하고 있지만, 다른 업종의 실적 개선도 확인되고 있어서다. 2025년 말 이후 코스피200 기업들의 이익 전망은 크게 상향됐다. 증가분 대부분은 삼전닉스가 차지했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기업들의 이익 전망도 같은 기간 37% 상승한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업종별로는 에너지·화학, 건설, 중공업, 철강·소재, 금융, 헬스케어, 산업재 등의 이익 전망이 상향조정 됐다.
양 센터장은 "반도체를 넘어서거나 버금가는 주도 산업이 부각되기는 어려운 환경"이라면서도 "반도체와 선순환 관계를 이룰 수 있는 산업의 부상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들의 이익 개선도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반도체를 제외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 기준 전년 대비 45% 이상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하반기 증시 상승동력 중 하나로 주주환원 확대,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이 꼽히는 만큼 금융주와 고배당주가 수혜업종으로 거론된다.
하반기 증시 리스크에 대해서는 이견이 거의 없었다. 설문에 응답한 센터장 11명 전원이 미국 통화정책과 금리를 가장 중요한 변수로 지목했다. 이어 환율 변동성(4명)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규제 공약 가능성(3명), 인플레이션 우려(3명) 등의 순이었다. 특히 미국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8월 잭슨홀 미팅,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주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어떤 시그널을 주느냐에 따라 투자전략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이 밖에 주요 기업들의 2027년 실적 전망 변화 역시 시장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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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한국 시장은 금리 상승 국면을 맞이하더라도 주가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금리 수준에 따라 우량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압축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승 동력과 리스크 모두 반도체 투자 심리와 매크로 변수(금리, 환율)"라고 말했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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