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도 화장실도 안심할 수 없어…일상 파고드는 '곰 공포'에 떠는 日
이시카와·나라서 하루 새 80대·60대 습격
지난해 곰 사망 13명, 통계 작성 이래 최다
긴급 사살법·자위대 투입에도 대책 역부족
일본에서 곰이 주민들의 생활 공간까지 파고들며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아침 산책길이나 집 마당 화장실 같은 일상의 공간에서 주민이 곰에게 다치는 사고가 이어지지만, 당국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해 불안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는 17일 요미우리신문 등을 인용해 "이날 오전 6시께 이시카와현 고마쓰시의 한 주택가 인근 농경지에서 산책하던 80대 남성이 곰에게 습격당했다"고 보도했다. 머리와 얼굴 등을 다친 이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지점이 주택가와 가까운 탓에 당국은 반경 2㎞ 이내 초·중학교 2곳의 체육 등 모든 야외 수업을 취소했다. 경찰과 지자체는 기동 순찰을 강화하며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이날 오전 4시 40분께 나라현 시모키타야마무라의 산간 마을에서는 60대 남성이 곰에게 물려 머리와 얼굴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 남성은 주택 부지 안 실외 화장실에서 나오다 몸길이 약 150㎝의 곰과 갑자기 맞닥뜨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받은 마을 공무원과 지역 수렵인 단체가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으나 곰을 포획하지 못했다.
일본에서는 최근 이런 사고가 급증하는 추세다. 환경성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곰에 의한 사망자는 13명으로, 종전 최다였던 2023년(6명)을 2배 넘게 웃돌며 통계 작성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상자도 238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도토리·너도밤나무 열매 등 먹이가 줄고, 농촌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사람과 곰의 경계가 무너진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일본 내 곰 개체 수는 지난 2012년 1만 5000여 마리에서 올해 5만 4000여 마리로 불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 정부는 시정촌장(기초단체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주택가 등에서도 곰을 '긴급 사살'할 수 있도록 한 개정 조수보호관리법을 지난해 9월부터 시행했다. 피해가 집중된 북부 아키타현에는 지난해 11월 자위대를 투입했으나, 자위대는 법적 제약 탓에 총기를 쓰지 못한 채 포획용 덫 설치와 수렵인 수송, 사체 처리 등 지원 업무만 맡았다. 당시 신지로 고이즈미 방위상은 "자위대 투입은 주민들의 일상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자위대의 본래 임무는 국방"이라며 "곰 대응을 무한정 지원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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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 인구마저 지난 1975년 약 51만 8000명에서 2020년 21만 8000여 명으로 줄고 고령화하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니시 나오키 산림종합연구소 도호쿠지소 동물생태유전팀장은 지난해 가을 사태를 "재해급"이라고 진단하며 "곰과 사람이 가까이에서 사는 시대인 만큼 사람이 조심하며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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