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거쳐 유입된 외래종 복어로
크레타 등 그리스 어업 위협 심해져
어선 1척당 연 8500유로 피해 추산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고 그물까지 찢어발기는 외래종 복어가 그리스 어업을 위협하고 있다.


크레타에서 발견된 복어. Fishbase 공식 홈페이지

크레타에서 발견된 복어. Fishbase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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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는 17일(현지시간) AFP통신을 인용해 "그리스 최대 섬 크레타 등지에서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불어난 복어 탓에 어민들이 어획량 급감 등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따뜻한 바다에 사는 복어는 전 세계에 200여 종이 있고 이 가운데 3종이 동부 지중해에 자리 잡았다. 그중 어민들을 가장 괴롭히는 주범은 몸길이 40~60㎝의 '은띠복(학명 라고세팔루스 스켈레라투스)'로 알려졌다. 홍해와 인도양, 태평양 등에 서식하던 이 어종은 수에즈 운하를 거쳐 지중해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스 해양연구센터(HCMR) 생물학자 노타 페리스테라키는 지난 2005년 그리스 해역에서 복어가 처음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복어는 천적이 없어 마주치는 모든 것을 먹어 치운다. 그리스 어민 야니스 지안카키스는 AFP에 "복어는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는 잡식성 물고기"라며 "다른 물고기 중에는 천적이 없어 거리 낄 게 없는 듯하다"고 밝혔다.

위협은 왕성한 식욕에만 그치지 않는다. 나무와 금속도 물어뜯을 만큼 단단한 부리 모양 입으로 게·새우 등 갑각류와 오징어는 물론 그물까지 찢어발긴다. HCMR은 복어 탓에 어선 1척당 연간 8500유로(약 1490만원)의 피해가 나는 것으로 추산했다. 어민 알렉시스 차를람바키스는 "물리면 손가락이 통째로 잘려 나간다. 바다의 파괴자다"라고 토로했다.


처리도 골칫거리다. 복어에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어 잘못 먹으면 마비와 호흡 부전을 일으키고 심하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복어를 즐겨 먹는 한국에서도 자격증을 딴 사람만 복어 요리사로 일할 수 있다.


어민들은 개체 수를 줄이려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보조금을 지원하면 직접 복어 사냥에 나서 개체 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 2월 크리스토스 켈라스 당시 농업차관은 의회에서 어민 지원 프로그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웃 나라 키프로스는 이미 복어 개체 수 감축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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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리스 과학자들은 복어의 독성을 중화해 상품성을 갖추게 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복어는 위험한 산업폐기물과 같은 1급 폐기물로 분류돼 있어, 유럽연합(EU) 규정상 소각 외에는 처리할 방법이 없다. HCMR 연구원 마놀리스 만달라키스는 "에너지를 덜 쓰는 대안을 찾고 있다"며 복어가 비료나 어류 사료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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