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종전 MOU 효력 발휘…트럼프 "경제 재앙 피하려 했다"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앞당기려는 목적
19일 서명식은 스위스에서 예정대로
핵 포기 등 핵심쟁점 60일간 논의
WSJ "이번 합의 정치적 도박"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당초 예정된 공식 서명식에 앞서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 장기화가 초래할 경제 충격을 피하기 위해 합의에 나섰다고 밝히며, 유가와 금융시장 불안이 종전 결정에 영향을 미쳤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17일(현지시간)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란이 원격으로 MOU에 전자서명을 완료했고, 합의는 이미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양측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공식 서명식을 열 예정이었지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앞당기기 위해 서명과 이행 일정을 앞당긴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서명식은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예정대로 열린다. J.D. 밴스 부통령과 이란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각각 대표단을 이끌고 이란 핵 프로그램 협상 개시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명 시점과 절차를 둘러싼 혼선은 남아 있다. 미 고위 당국자는 MOU가 이미 일요일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 갈리바프 의장에 의해 전자서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재국 외교 소식통은 그런 서명은 없었다고 부인했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일요일 서명이 실제로 있었으며 이번 서명은 '두 번째 서명'이라고 주장했다. 악시오스는 왜 두 차례 서명이 필요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금융시장·유가·선거 부담에 종전…후속 협상이 관건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종전 합의를 옹호하며 "경제적 재앙을 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1929년 대공황 당시 대통령이었던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그는 내가 되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라고도 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란전 장기화에 따른 유가 급등과 금융시장 불안, 중간선거를 앞둔 물가 부담이 휴전과 협상으로 방향을 튼 배경으로 작용했음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미국인의 경제적 부담이 종전 협상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고 답한 바 있다.
이번 합의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이란 원유 수출 허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국은 이란 원유 판매에 대한 제재를 유예하고, 이란은 상선 통행을 재개하는 방식이다. 합의문에는 상선에 대해 60일간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핵 프로그램 해체 방식, 고농축 우라늄 처리, 탄도미사일 문제,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 등 핵심 쟁점은 향후 60일간의 후속 협상으로 미뤄졌다. 이란은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는 이란이 과거에도 반복해온 입장이다. 실제 핵 프로그램을 어떻게 제한하고 검증할지는 앞으로의 협상에서 정해야 한다.
이란 종전 합의 대가로 경제적 보상…트럼프 정치적 도박
이란은 합의 이행을 전제로 경제적 보상을 받게 된다. 미국은 이란 재건을 위한 3000억달러 규모의 기금 조성에 필요한 금융 거래 허가와 제재 면제, 동결자산 접근 등을 열어둘 방침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정부 자금이 직접 투입되는 것은 아니며, 이란이 미국이 인정하는 '좋은 행동'을 보일 때만 경제적 혜택이 제공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동결자산에 대해 "그것은 우리 돈이 아니라 그들의 돈"이라며 "어느 시점에는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이란이 합의를 지키지 않을 경우 "그들이 따를 때까지 다시 폭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 내에서 종전 합의를 두고 이란에 유리한 결과라는 반발이 불거진 것에 대한 반박으로 읽힌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큰 정치적 도박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이란이 핵 개발 대신 경제 회복을 선택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합의이지만, MOU는 최종 평화협정이 아니라 후속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임시 약속에 가깝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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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일부 탄도미사일 보유를 용인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고, 고농축 우라늄 확보보다 핵무기 접근 차단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의 군사적 역량을 완전히 무력화하려 했던 미국 내 강경파와 이스라엘의 반발을 부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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