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연장뿐이 아니다. 손님이 붐비는 단골 식당도 한 곳도 지난해 커피 자판기를 치웠다. 자판기 자리에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도록 하는 정부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라며 양해를 구하는 안내문을 붙여놓았다.
왜 식당 운영자는 커피를 기피할까? 그 배경을 ‘리틀의 법칙’이 설명한다. 미국 MIT의 1호 경영학 박사 존 리틀은 1961년 이 법칙을 발표했다. 이를 소개한 책 ‘경영학 콘서트’가 예시한 사례를 이 글에 맞추고 쉽게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파라마운트 레스토랑은 브런치를 제공한다. 영업 시간은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4시간이다. 다른 브런치 식당에서 손님이 테이블에 머무는 평균 시간은 40분이다. 파라마운트는 메뉴를 단순화해서 그 시간을 10분으로 단축했다. 이 레스토랑은 영업 시간 중 좌석 수가 동일한 다른 식당보다 손님을 얼마나 더 받을 수 있을까?
다른 식당의 테이블 회전 수는 영업 시간 240분을 40분으로 나눈 6이다. 파라마운트 레스토랑의 테이블 회전 수는 240분을 10분으로 나눈 24다. 테이블 수(좌석 수)가 동일하다면 파라마운트는 다른 식당보다 4배의 손님을 대접할 수 있다.
음식은 입을 막고, 커피는 대화를 연다. 커피는 테이블 점유 시간을 연장한다. 손님이 평균 20분 만에 식사를 마친다면, 커피를 마시면서는 예컨대 20분을 더 머무를 수 있다. 일정한 영업 시간에 모실 수 있는 손님 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이렇게 짐작했다가, 생생한 설명을 뜻밖의 대목에서 마주쳤다. 변호사 출신 소설가 존 그리셤이 쓴 소설 ‘펠리컨 브리프’의 한 장면이다. 영화로도 제작된 이 소설은 미국 대법관 두 명이 암살되는 사건으로 시작한다. 영민한 로스쿨 재학생 다비 쇼가 암살의 배후를 추정한 ‘펠리컨 브리프’ 보고서를 작성한다. 워싱턴포스트의 탐사 전문 기자 그레이 그랜섬은 이 보고서를 실마리로 다비와 함께 진실을 추적해 들어간다.
그레이는 잠시 허기를 달래러 다비를 단골 식당에 데려간다. 식당 주인은 두 사람에게 “서둘러, 당신네는 말이 너무 많아”라며 타박한다. 그가 바삐 발길을 옮기자 그레이는 다비에게 “그는 박리다매로 이 식당을 운영하고 그래서 커피를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커피를 주면 손님들이 잡담하며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식당에서는 식사를, 커피는 커피 전문점에서.’ 이는 리틀의 법칙을 접하지 않았더라도 그 핵심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전 세계 식당 운영자들의 암묵적인 지침이다. 이를테면 ‘리틀의 커피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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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 경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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