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혼인 건수가 2018년 1분기 이후 가장 많았다. 개인적으로도 올 들어 혼사 청첩이 부쩍 늘었다. 결혼식장을 찾아가 축하하고 예식을 지켜본 뒤에는 대개 뷔페식인 피로연장으로 옮긴다. 육류와 해산물, 야채를 중식, 일식, 양식으로 요리한 갖가지 음식이 차려져 있고, 밥과 죽, 면에 각양각색의 디저트며 다양한 과일에 청량음료와 맥주, 소주가 제공된다. 커피만 없다. 커피가 아예 없는 곳이 있고, 피로연장 밖에서만 제공되는 곳이 있다.

피로연장뿐이 아니다. 손님이 붐비는 단골 식당도 한 곳도 지난해 커피 자판기를 치웠다. 자판기 자리에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도록 하는 정부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라며 양해를 구하는 안내문을 붙여놓았다.


왜 식당 운영자는 커피를 기피할까? 그 배경을 ‘리틀의 법칙’이 설명한다. 미국 MIT의 1호 경영학 박사 존 리틀은 1961년 이 법칙을 발표했다. 이를 소개한 책 ‘경영학 콘서트’가 예시한 사례를 이 글에 맞추고 쉽게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파라마운트 레스토랑은 브런치를 제공한다. 영업 시간은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4시간이다. 다른 브런치 식당에서 손님이 테이블에 머무는 평균 시간은 40분이다. 파라마운트는 메뉴를 단순화해서 그 시간을 10분으로 단축했다. 이 레스토랑은 영업 시간 중 좌석 수가 동일한 다른 식당보다 손님을 얼마나 더 받을 수 있을까?


다른 식당의 테이블 회전 수는 영업 시간 240분을 40분으로 나눈 6이다. 파라마운트 레스토랑의 테이블 회전 수는 240분을 10분으로 나눈 24다. 테이블 수(좌석 수)가 동일하다면 파라마운트는 다른 식당보다 4배의 손님을 대접할 수 있다.

음식은 입을 막고, 커피는 대화를 연다. 커피는 테이블 점유 시간을 연장한다. 손님이 평균 20분 만에 식사를 마친다면, 커피를 마시면서는 예컨대 20분을 더 머무를 수 있다. 일정한 영업 시간에 모실 수 있는 손님 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이렇게 짐작했다가, 생생한 설명을 뜻밖의 대목에서 마주쳤다. 변호사 출신 소설가 존 그리셤이 쓴 소설 ‘펠리컨 브리프’의 한 장면이다. 영화로도 제작된 이 소설은 미국 대법관 두 명이 암살되는 사건으로 시작한다. 영민한 로스쿨 재학생 다비 쇼가 암살의 배후를 추정한 ‘펠리컨 브리프’ 보고서를 작성한다. 워싱턴포스트의 탐사 전문 기자 그레이 그랜섬은 이 보고서를 실마리로 다비와 함께 진실을 추적해 들어간다.


그레이는 잠시 허기를 달래러 다비를 단골 식당에 데려간다. 식당 주인은 두 사람에게 “서둘러, 당신네는 말이 너무 많아”라며 타박한다. 그가 바삐 발길을 옮기자 그레이는 다비에게 “그는 박리다매로 이 식당을 운영하고 그래서 커피를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커피를 주면 손님들이 잡담하며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식당에서는 식사를, 커피는 커피 전문점에서.’ 이는 리틀의 법칙을 접하지 않았더라도 그 핵심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전 세계 식당 운영자들의 암묵적인 지침이다. 이를테면 ‘리틀의 커피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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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 경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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