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서 韓만 공모주 배정 못 받아
기대했던 투자자들 '허탈'…코리아 패싱 논란도
韓 자본시장에 대한 냉정한 평가 확인한 계기

[초동시각]소문난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韓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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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상장 얘기다. 연초부터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기대감이 우주 테마 열풍을 이끌었다. 역대 최대 규모의 IPO로 꼽히며 글로벌 자금을 끌어모았고 성공적으로 증시에 데뷔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소문난 잔치를 지켜만 봐야 했다. 초대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스페이스X IPO는 특히 국내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컸다. 과거 역대급 IPO와 달리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역대급 규모의 글로벌 기업이 상장하더라도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미국이나 현지 메이저 기관들의 잔치일 뿐 국내 투자자가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공식적인 통로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페이스X의 경우 국내 대형 증권사가 공동 인수단으로 참여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문서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투자은행(IB) 20여곳과 함께 인수단으로 참여한 미래에셋증권은 당초 스페이스X 클래스A 보통주 231만4815주를 인수할 것으로 기대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를 기반으로 전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에 청약 신청을 받았고 1~2분 만에 완판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운용사도 뛰어들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청약 물량을 받아 상장지수펀드(ETF)와 펀드에 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스페이스X라는 세기의 IPO에서 공모주 투자를 통한 과실을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는 상장 당일 물거품으로 돌아왔다. 미국 대표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상장 직전 한국 측 배정 물량을 전액 삭감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이 최종적으로 공모주를 단 1주도 배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허탈해졌고 미래에셋증권은 체면을 구겼으며, 공모주 편입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난감해졌다.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나서는 등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국 자본시장의 위상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글로벌에서 불고 있는 K컬처 열풍,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으로 부상한 K반도체, 그리고 올해 글로벌 증시 중 독보적인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는 코스피 등으로 한국이 주목받고 있지만 한국 자본시장은 '코리아 패싱' 논란이 불거질 만큼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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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보면 이는 성장의 전환점에 선 한국 자본시장에 약이 될 수 있다. 글로벌 메이저 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단기 트렌드에 편승한 보여주기식 마케팅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글로벌 주관사와 대등하게 협상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다지고 고도화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투자자 역시 해외 시장의 구조적 위험성을 깊이 인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이번 스페이스X 사태의 뼈아픈 경험을 자양분 삼아 내실을 다질 때 한국 자본시장과 금융기관이 비로소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송화정 증권자본시장부 차장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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