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다' 버린 골판지, 도시의 기억이 되다
ACC, 양나희 개인전 '쓸모없는 그러나 아름다운'
재개발지·달동네·오래된 골목, 부조회화로 재구성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버려진 골판지로 사라져가는 도시 풍경을 재구성한 양나희 작가의 개인전을 연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오는 18일부터 7월 19일까지 문화창조원 전시 7관에서 '2026 ACC 뉴스트(NEWST)' 세 번째 전시 'Useless but Beautiful 쓸모없는 그러나 아름다운'을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광주·전남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양나희 작가의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양 작가는 버려진 골판지를 주요 재료로 삼아 재개발 지역, 달동네, 오래된 골목 등 빠르게 사라지는 도시의 장소와 삶의 터전을 부조회화로 재구성해 왔다.
작가는 포장재로 쓰인 뒤 폐기되는 골판지를 자르고, 겹치고, 붙이고, 색을 입히는 과정을 거쳐 집과 골목, 언덕, 창문, 지붕 등 도시 풍경을 이루는 조형 요소로 바꾼다. 골판지의 결, 찢김, 색감, 두께는 화면 안에서 시간의 층위와 도시의 표정을 드러내는 장치가 된다.
양 작가가 골판지를 예술적 매체로 삼은 계기는 광주의 한 재개발 구역에서 마주한 장면이었다. 작가는 폐지를 수레에 실어 나르는 어르신을 보며, 한 번 쓰이고 버려지는 골판지 안에 도시와 사회의 단면이 응축돼 있다고 봤다. 작가에게 골판지는 단순한 폐기물이 아니라 소비 이후 남겨진 흔적이자 개발과 자본의 흐름 속에서 밀려나는 존재를 환기하는 재료다.
전시명 '쓸모없는 그러나 아름다운'은 양 작가가 지속해 온 '쓸모'와 '가치'에 대한 질문을 담고 있다. 전시는 빠른 변화 속에서 사라지는 도시의 풍경을 다시 바라보게 하고, 관람객에게 잊혀진 삶의 터전과 기억의 의미를 환기한다.
'ACC 뉴스트'는 ACC가 광주·전남 지역 작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전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지역 작가 공모를 통해 이정기, 서영기, 양나희, 임수범·하승완 등 4팀 5인을 선정했으며,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순차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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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작가는 2020년 제26회 광주미술상을 수상했으며, '올해의 청년작가전', 허스토리 기획전시 공모전 수상전 '잇다' 등을 통해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버려진 골판지라는 일상의 재료를 통해 도시의 시간과 삶의 흔적을 섬세하게 되살려 온 작가"라며 "우리 주변의 사소한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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