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 정책 토론 학술세미나
법적 정년을 연금수급 연령에 맞춰 일괄적으로 상향하는 것은 대기업·공공부문에 혜택이 집중된다는 지적이다. 정년연장 뿐 아니라 재고용이나 정년폐지, 계약연장 등 다양한 방안을 근로자와 기업 상황에 맞게 선택하도록 해야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공감·공영·미래를 위한 노동선진화 연구포럼과 미래노동법혁신연구회는 17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국가의 복지책임 기업에 떠넘길 건가-일본과 싱가포르 사례에서 얻는 교훈과 과제, 법정 정년연장과 일자리의 미래'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박지순 고려대 교수는 세미나에서 "고용연장의 기본 방향은 연금수급 연령과 정년 사이의 소득공백 해소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청년고용, 기업부담을 동시에 관리하는 쪽으로 잡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고용이 연장된 근로자가 저임금 하위 트랙으로 굳어지지 않도록 처우 격차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정년연장 논의는 고용보장만이 아니라 차별 금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임금 조정, 정년 후 지위와 관련된 법적 문제 해소를 묶어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법정 정년을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박 교수는 "민주당의 법안은 법적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연공급 구조에서 정년 상향에 따른 기업의 비용충격 뿐만 아니라 취업규칙, 재고용 선별기준 차별, 임금 감액, 정년 도달시점 등을 둘러싼 분쟁과 소송 가능성이 매우 높고, 청년 채용 갈등과 저임금 재고용 현상의 고착 가능성 또한 크다"고 분석했다.
김진영 고려대 교수는 "정년을 연장하면서 연공급 임금체계(호봉제)를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하며 유연한 노동시장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년 연장에 따른 고령자 고용증가 효과가 명확하지 않고 오히려 조기 퇴직을 증가시킨다"며 "노동시장이 유연한 외국과 달리 경직된 국내에선 청년 고용을 감소시킨다는 것이 그동안의 일관된 연구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날 야시로 아츠시 쇼와여대 교수는 "일본은 2006년 65세까지 정년연장, 정년제 폐지, 65세까지 고용연장이라는 세가지 방안을 기업이 선택해 근로자의 고용을 65세까지 늘리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고령자 고용안정법'을 시행했다"며 "작년 말 정년을 폐지한 기업은 3.9%, 65세로 정년을 연장한 기업은 31%, 재고용 등의 계속 고용을 채택한 기업은 65.1%"라고 설명했다.
야시로 교수는 "정년을 늘리는 방식은 일률적이지 않다"며 "일률적이 되면 임금 비용증가와 정년 도달자의 직위 등을 둘러싼 차별 등의 문제가 발생해 정년연장과 계속 고용을 결합하는 방식을 쓴다"고 부연했다.
토론에 참여한 정지원 법무법인 율촌 고문은 "일본처럼 법정 정년은 60세로 그대로 두고, 기업이 65세까지 고용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방안이 적절할 것"이라면서 "다만 퇴직 후 재고용 시 근로자의 희망직무를 최대한 반영하고, 기업의 선택권은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돈 쓰러 한국 왔어요" 중국인 몰려와 2조 긁었다...
김희성 강원대 교수는 민주당의 법정 정년연장이 적용될 경우 나타날 각종 법적 문제를 지적하며 산업현장의 혼란을 우려했다. 그는 해법으로 "선언적 규정에 불과한 고령자 고용법상 임금체계 개편을 효력 규정으로 바꿔 강제할 필요가 있다"며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금지도 고용연장의 경우에는 적용을 예외로 하고, 재고용되는 고령자의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기간제법의 근로계약 반복 갱신이 지속될 수 있도록 개정할 것"을 제안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