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확인된 것만 350건에 달해
식사 접대 정황에 경찰 수사 의뢰 방침
무작위 방식인 번호판 '직접 입력'

'7777', '1004', '9000' 등 이른바 자동차 '황금 번호판'을 특정 차량에 배정해 온 광주 서구청 직원들이 감사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배정돼야 할 자동차 등록번호가 일부 대행업체와 담당 직원들의 관행적 유착 속에 사실상 '선점'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민들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 적발한 대상 번호는 5555, 9999처럼 네 자리가 모두 같은 번호를 비롯해 6999, 8880 등 세 자리 동일 번호, 7979·3113 등 반복 번호, 9000·5500 등 천·백 단위 번호, 1004·9111처럼 상징성이 있는 번호 등이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임. 챗GPT

이번에 적발한 대상 번호는 5555, 9999처럼 네 자리가 모두 같은 번호를 비롯해 6999, 8880 등 세 자리 동일 번호, 7979·3113 등 반복 번호, 9000·5500 등 천·백 단위 번호, 1004·9111처럼 상징성이 있는 번호 등이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임.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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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광주 서구는 자동차 등록 업무를 담당했던 교통행정과 차량등록팀 전·현직 직원 등 16명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인 결과, 10명이 특정 선호 번호를 대행업체에 제공하는 과정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이들은 2023년부터 올해 2월 9일까지 약 3년에 걸쳐 자동차 등록 대행업체 2곳의 청탁을 받고 이른바 황금 번호를 특정 차량에 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상 번호는 5555, 9999처럼 네 자리가 모두 같은 번호를 비롯해 6999, 8880 등 세 자리 동일 번호, 7979·3113 등 반복 번호, 9000·5500 등 천·백 단위 번호, 1004·9111처럼 상징성이 있는 번호 등이었다. 현행 자동차 등록 절차상 등록번호는 10개의 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한 뒤 자동차 소유자가 그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부여한다. 그러나 적발된 직원들은 이 원칙을 우회했다. 이들은 자동차관리정보시스템에서 황금 번호를 일반 민원인의 차량에 임의로 먼저 등록한 뒤 직권으로 '취소'하거나 '경정 등록'하는 방식으로 해당 번호를 시스템상 확보했다. 이후 대행업체가 지정한 차량에 번호를 직접 입력해 등록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방식으로 부정 등록된 차량은 최근 3년간 약 350대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황금 번호를 받은 차량 상당수는 고가 외제 차였고, 법인 차량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서구는 일부 담당자들이 대행업체로부터 식사 접대를 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다만 금품이 오갔는지 여부는 자체 감사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보고 광주 서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초과근무 수당 부당 수령 의혹도 함께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서구는 감사 대상자 16명 가운데 10명을 신분상 조치하기로 했다. 이 중 6명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구하고, 나머지 4명에게는 훈계와 주의 등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공무직 직원 4명에 대해서도 해당 부서에 위법 사실을 통보해 징계 절차를 밟도록 했다. 서구 감사부서는 차량등록 업무가 담당자 처리로 완결되는 특성상 실시간 통제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담당 팀장에게는 실무 관행을 통제하지 못한 관리 책임을 물어 훈계 처분을 적용하기로 했다.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시민은 "도로에서 좋은 번호판을 볼 때마다 어떻게 저런 번호가 나오는지 궁금했는데 결국 비리였다는 생각이 든다"며 "광주 서구만의 문제인지 다른 구청과 지자체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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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선호 번호 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작위 추출 기록과 직권 취소·경정 등록 내역을 별도로 관리하고, 특정 번호가 반복적으로 특정 대행업체나 차량 유형에 배정되는지 자동으로 감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황금 번호판' 특혜 의혹은 국민신문고 민원을 통해 처음 제기됐다. 시민 제보가 없었다면 장기간 이어진 부정 등록 관행이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 수사를 통해 식사 접대를 넘어 금품 수수나 조직적 청탁이 있었는지 확인할 전망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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