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가계대출 한 달 새 2.3조원 증가
은행권 대출 규제에 카드론·보험대출로 이동하나
금융당국 "추가 조치 당장 없어…총량 관리 유도"

정부가 은행권을 중심으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이 같은 조치가 보험·카드·캐피털 등 제2금융권으로 확산할지 여부를 두고 금융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금융권 역시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데다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경우 대출 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현재까지 2금융권에 대한 추가 가계대출 규제나 별도 지침은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업권별 대출 동향을 점검하면서 상황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은행 대출 조이자…카드·보험업계도 대출 관리 고삐
AD
원본보기 아이콘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등 전 금융권의 5월 말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9조3000억원 증가하며 전월 증가폭(3조5000억원)의 약 2.7배 수준으로 폭증했다. 은행 자체 주택담보대출은 줄었으나 '빚투' 영향으로 신용대출 잔액이 3조4000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은행권에 선제적인 가계대출 자율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이후 주요 시중은행들은 고액 연봉자를 중심으로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마이너스통장 등 한도대출 취급 기준을 강화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시장에서는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화될 경우 대출 수요 일부가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이나 카드론, 상호금융권 등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은행권 문턱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2금융권으로 자금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카드론 잔액은 최근 43조원에 육박했고, 보험계약대출도 올해 1분기에만 6000억원 증가했다. 보험계약대출은 별도 신용심사나 소득 증빙 부담이 적어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품으로 꼽힌다.


2금융권 대출 증가세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3000억원 증가해 전달(1조4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업권별로는 보험권(9000억원), 상호금융권(7000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6000억원)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빚투 자금 수요 등으로 인해 2금융권 대출도 증가세를 보이자 업계는 은행권에 이어 보험·카드·캐피털 업권으로도 가계대출 관리 강화 조치가 확산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초과하는 회사가 늘어날 경우 당국이 추가적인 관리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일부 카드사들은 이미 선제적으로 카드론 한도를 축소하고 텔레마케팅(TM)을 중단하는 등 대출 공급을 조이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처럼 목표치를 맞추지 못할 경우 향후 대출 영업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 있다"며 "서민과 실수요자 대상 공급은 유지하되 카드론 규모를 조정하면서 총량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보험사들은 지난 4월부터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해약환급금의 80%에서 70% 수준으로 줄여 운영하고 있다. 아직까지 은행권 수준의 추가 규제는 내려오지 않았지만 향후 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관리 강화 요구가 나올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보험계약대출은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를 바탕으로 적립된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하는 상품으로 일반 신용대출과 성격이 다르다. 의료비·생활비 등 긴급 자금에 활용되는 경우도 많아 은행권 신용대출과 같은 방식의 강도 높은 규제를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보험업계의 시각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규제가 풍선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은행권 관리 대상은 사실상 고액 신용대출이 중심"이라며 "생활자금 수요자들이 1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아 은행권 규제에 따른 수요가 곧바로 제2금융권으로 옮겨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게다가 카드론 이용자 특성상 주식 투자 목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는 제한적이라는 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AD

은행 대출 조이자…카드·보험업계도 대출 관리 고삐 원본보기 아이콘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현재로선 업권별 추가 규제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 증가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하면 추가 면담이나 관리 강화 조치를 검토할 수는 있지만 대출상품 판매 중단과 같은 강한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로서는 가계부채 총량 관리 틀 안에서 금융회사들이 스스로 관리해 나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