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솔라시도 시찰 및 3차 민관협의체 주재
여의도 7배 압도적 스케일…100원대 전력·영암호 용수 삼박자
‘팹 유치’ 원하지만 현실은 후공정 후보…‘광주 첨단3지구’와 경쟁
16일 오후 전남 해남군 구성지구. 끝없이 펼쳐진 대규모 부지 위로 여름의 초입을 알리는 뜨거운 바람과 함께 서남권 경제 지도를 바꿀 거대한 청사진이 일렁였다. 이곳은 이재명 정부가 공약한 '에너지 고속도로'의 출발점이자, 최근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유치의 유력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솔라시도'다. 국내 최초 최대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단지로 유명한 곳이다.
발을 디딘 솔라시도 구성지구는 총 부지 면적만 2090만㎡, 즉 여의도 면적의 7배가 넘는 632만 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관협력 도시개발사업 현장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5극 3특(5개 초광역권-3개특별자치도) 산업현장 점검일환으로 전남 핵심성장 동력인 해남 솔라시도를 방문했다. 데이터센터 부지와 태양광발전단지 등을 시찰하고 제3차 기업혁신 지원 민관협의체를 주재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5극 3특(5개 초광역권-전남 해남과 3개특별자치도) 산업현장 점검일환으로 전남 핵심성장 동력인 해남 솔라시도를 방문, 전망대에서 관계자로부터 데이터센터 부지와 태양광 발전설명을 듣고 있다. 재정경제부.
120만 평 부지·100원대 반값 전력·80만 톤 용수 '입지 강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낙후된 호남에 균형을 맞추겠다"며 대기업 투자를 당부하고,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조만간 대규모 반도체 투자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르면 이달 말 호남권 반도체 공장 투자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척지 벌판을 붉게 물들인 거대한 98MW급 태양광 패널들을 지나며, 전남도가 내세운 하드웨어적 강점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솔라시도는 대규모 인프라가 필수적인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수용할 강력한 입지적 카드를 쥐고 있다. 가장 큰 자산은 토지 조성이 상당 부분 진행돼 '즉시 착공 가능한 대규모 부지'라는 점이다. 지루한 토지 수용 절차 부담 없이 대기업이 투자 결정만 내리면 1년 이내에 곧바로 착공할 수 있는 120만 평 이상의 산업용지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공장의 핵심인 전력과 용수 공급 역량도 독보적이다. 솔라시도는 2035년까지 20GW 규모의 재생에너지 벨트를 구축하고, 생산한 전력을 인근 산단에 직접 공급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 모델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국회 통과를 앞둔 '재생에너지 자립도시 조성 특별법'이 제정되면 다른 지역(180~200원)의 절반 수준인 kwh당 100원대의 파격적인 단가로 RE100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용수 역시 인접한 영암호(저수량 2억4000만t)를 활용해 일일 최대 80만t 규모의 풍부한 공급 역량을 갖췄다.
전남도는 '팹' 원하지만…'광주 첨단3지구'와 후공정 두고 경쟁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5극 3특(5개 초광역권-전남 해남과 3개특별자치도) 산업현장 점검일환으로 전남 핵심성장 동력인 해남 솔라시도를 방문, 운영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재정경제부.
원본보기 아이콘그러나 현장에서 마주한 전남도의 속내는 복잡해 보였다. 전남도는 내심 일자리 파급효과가 최대 5만 명에 달하는 대형 전공정 '팹(Fab)' 유치를 간절히 원하고 있지만, 시장이 바라보는 시선은 서늘하리만치 현실적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현실적으로 호남권에 유치 가능한 시나리오는 전공정 팹에서 만든 웨이퍼를 가져와 조립하는 '후공정 패키징 공정'이 기술적으로 가장 충분하고 유력하다"고 짚었다. 패키징 공정은 전공정 팹에 비해 전력 소모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강점도 있다.
결국 '후공정 패키징 공장' 유치가 현실화할 경우, 호남권의 또 다른 인프라 강자인 '광주 첨단3지구'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피 말리는 경쟁 형국을 마주해야 한다. 인공지능(AI) 기반 과학기술 창업단지가 밀집하고 교통망과 연구 생태계가 이미 구축된 광주 첨단3지구가 패키징 공장의 유력 후보지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솔라시도가 이 경쟁에서 이기려면 넓은 부지와 RE100 전력의 우위를 증명하는 동시에 지방의 최대 한계인 '인재 확보' 문제를 선제적으로 풀어내야 한다.
이 교수는 "우수한 인력 유입을 위해 지역 대학과의 산학협력은 물론 정주 요건이 결합되어야 하고, 패키징 관련 장비 기업들이 반드시 함께 이동해 견고한 협력 생태계를 짜야 한다"고 했다. 이에 솔라시도는 미국 명문 사립학교인 RCS 유치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1만가구 주거단지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등 배수의 진을 치고 정주 인프라 다지기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국가 AI컴퓨팅센터 연계… 2027년 완결형 테크 생태계 구축
정부와 전남도는 솔라시도를 단순한 제조 공장이 아닌, 차세대 정보기술(IT) 인프라와 결합한 첨단 테크 생태계로 진화시켜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그 선두에는 당장 다음 달인 7월 첫 삽을 뜨는 삼성SDS 컨소시엄의 '국가 AI컴퓨팅센터'가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의 실시협약을 거쳐 본격화된 이 센터는 초기 40MW 규모로 시작해 향후 100MW까지 컴퓨팅 인프라를 확대한다. 여기에 2030년까지 총 1GW 규모로 조성될 대규모 '데이터센터파크(DCP)'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계된다. 정부는 이러한 하이테크 인프라를 바탕으로 오는 2027년 중 광주의 연구개발(R&D) 및 산업진흥 기능과 전남 솔라시도의 생산라인을 촘촘하게 잇는 호남권 완결형 테크 생태계를 최종 완성하겠다는 주춧돌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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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시찰을 마친 구 부총리는 "솔라시도는 첨단산업·재생에너지·관광 등 미래산업과 친환경 성장을 선도할 대한민국의 대표 신성장 거점"이라며 "지역의 재생 에너지 인프라 등을 활용하여 미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차세대 초고효율 태양광 기술 확보·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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