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우려" 금통위원 공통적 목소리
유가 충격 파급, 물가 상승률 점차 높아질 전망
기대인플레 상향 조정, 물가 상승폭 더 키울 것
수요 압력, 당초 예상보다 커질 것 관측
다수 "대외 환경 변화 추이 좀 더 확인해야"
인상 소수의견 2인 "선제 인상 필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8회 연속 연 2.50%로 유지한 가운데, 금통위원 전반이 물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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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은이 공개한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 위원은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까지 기준금리를 현 2.50% 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들은 중동전쟁 이후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중동 전쟁의 향후 전개나 유가 충격의 파급 영향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한 채 여건 변화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 위원은 "우리 경제는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 국면이 이어지면서 물가 전망이 기존 경로를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유가 충격이 여타 품목으로 파급되면서 물가 상승률이 점차 높아질 전망"이라고 짚었다. 경제주체 전반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상향 조정되면서 물가 상승 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기대인플레이션이 일부 상승 움직임을 보인 만큼, 관련 지표의 추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 역시 "중동전쟁이 진정되더라도 에너지 생산 시설 등 공급망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수요압력도 당초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고려할 때 하방 리스크보다는 상방 리스크가 더 큰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성장은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기인한 반도체 수출 호조로 상방 압력이 확대됐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 위원은 "수출 개선에 따른 소득 증가는 내수 회복세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한편으로 인플레이션을 추가로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계했다. 유가 충격에 따른 직·간접적 비용 인상 압력과 함께, 실물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측면 물가 압력의 파급경로에 대해서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위원 역시 "국내 경제는 반도체 경기 확장 등으로 1분기 큰 폭 반등한 데 이어 4~5월 중에도 고빈도 및 모니터링 지표상 수출, 투자, 소비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올해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상당폭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위원은 경제 전반에서 나타나는 양극화 심화 상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봤다. 그는 "특정 분야 호황 속에 원자재 수급 문제 등으로 비반도체 산업, 중소업체 등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실물 부문·금융시장 등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해 균형 발전 차원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전반에 걸친 양극화 양상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적한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나가야 할 시점이란 분석이다. 그는 "통화정책의 선택지는 점차 좁아지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전히 중동전쟁에 따른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섣부른 기준금리 조정보다는 대외 환경의 변화 추이를 좀 더 확인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금지 유지를 지지했다.


반면 위원 2인(유상대·장용성)은 기준금리를 현 2.50% 수준에서 2.75%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물가 상승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은 "물가는 정부의 각종 대책으로 상승 폭이 억제되고 있으나 이러한 정책들은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고, 상승압력을 일시적으로 이연시킬 뿐 물가상승 요인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물가상승 압력은 공식지표에 나타난 것보다 크다"며 "최근의 시장금리 상승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짚었다.


수출 호조로 발생한 초과 세수를 활용해 성장에서 소외된 취약계층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국가채무 상환에도 일부 사용하는 것이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시장금리 상승압력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저소득층은 인플레이션에도 가장 취약하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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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위원은 "경제 전반에 확산하고 있는 임금 인상 요구가 물가 상방 압력을 높일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수요측 물가 압력이 함께 확대되는 가운데 기대와 임금을 매개로 한 2차 파급 가능성도 있다며 선제적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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