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적 손맛"vs"공공장소 소음"
MZ 세대 가방 필수템 키캡 키링
키캡 키링에 누리꾼 시선 크게 엇갈려

쿠팡플레이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인기 코너 '스마일클리닉'에서 배우 안주미가 손에 쥔 작은 키링이 현실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극 중 안주미는 키캡 키링 '도각이'를 연신 누르며 "이걸 눌러야 심신이 안정된다"는 식의 태도를 보인다. 방송 속 과장된 설정처럼 보였던 장면은 최근 지하철, 학교, 학원, 사무실 등 일상 공간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되는 풍경이 됐다.

쿠팡플레이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인기 코너 '스마일클리닉'에서 배우 안주미가 손에 쥔 작은 키링이 현실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쿠팡플레이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인기 코너 '스마일클리닉'에서 배우 안주미가 손에 쥔 작은 키링이 현실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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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연합뉴스는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서 초콜릿이나 식빵 등 다양한 모양의 키링 안에 키보드 자판 덮개(Keycap)를 넣어 소리가 나도록 만든 '키캡 키링'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민폐 논란이 일고 있다고 소개했다.


키캡 키링은 키보드 자판 덮개인 키캡과 스위치를 작은 열쇠고리 형태로 만든 제품이다. 초콜릿, 식빵, 캐릭터, 게임기 버튼처럼 보이는 디자인도 많다. 손가락으로 누르면 기계식 키보드를 칠 때처럼 '딸깍', '도각' 하는 소리와 함께 특유의 반발감이 느껴진다. 이 촉감과 소리 때문에 이용자들은 "게임기 버튼을 연타하는 느낌", "불안할 때 누르면 마음이 가라앉는다"고 말한다.

키캡 키링은 키보드 자판 덮개인 키캡과 스위치를 작은 열쇠고리 형태로 만든 제품이다. 초콜릿, 식빵, 캐릭터, 게임기 버튼처럼 보이는 디자인도 많다. SNS

키캡 키링은 키보드 자판 덮개인 키캡과 스위치를 작은 열쇠고리 형태로 만든 제품이다. 초콜릿, 식빵, 캐릭터, 게임기 버튼처럼 보이는 디자인도 많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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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 키링의 인기는 단순한 장난감 소비를 넘어 '피짓 토이(Fidget Toy)' 유행과 맞닿아 있다. '피짓'은 불안하거나 긴장했을 때 볼펜을 반복해서 누르거나 다리를 떠는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작은 신체 움직임을 뜻한다. 피짓 토이는 이런 움직임을 손안의 장난감으로 옮긴 제품이다. 과거 피짓 스피너와 스트레스 볼이 대표적이었다면, 최근에는 키캡 키링과 말랑이, 왁뿌볼 등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손끝에서 찾는 작은 위로…어른들의 '피짓 토이'

최근 유행하는 피짓 토이는 종류도 다양하다. 폼이나 실리콘 소재로 만든 말랑이는 감자빵, 만두 같은 음식 모양부터 오리, 카피바라 등 캐릭터 형태까지 폭넓게 출시된다. 손으로 쥐면 천천히 눌렸다가 원래 모양으로 돌아오는 복원감이 특징이다. 왁뿌볼은 단단한 외피를 깨뜨릴 때 나는 소리와 감각을 즐기는 공 모양 완구다.

키캡 키링의 인기는 단순한 장난감 소비를 넘어 '피짓 토이' 유행과 맞닿아 있다. 피짓 불안하거나 긴장했을 때 볼펜을 반복해서 누르거나 다리를 떠는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작은 신체 움직임을 뜻한다. 유튜브

키캡 키링의 인기는 단순한 장난감 소비를 넘어 '피짓 토이' 유행과 맞닿아 있다. 피짓 불안하거나 긴장했을 때 볼펜을 반복해서 누르거나 다리를 떠는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작은 신체 움직임을 뜻한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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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 키링은 이들과 형태는 다르지만 같은 욕구를 겨냥한다. 손끝에 즉각적인 자극을 주고, 반복적인 움직임을 통해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숏폼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는 짧고 강한 촉각 자극이 하나의 '손맛'으로 소비된다. 여기에 캐릭터 협업, 가방 꾸미기 문화, 취향을 드러내는 키링 열풍까지 겹치면서 키캡 키링은 단순한 스트레스 해소 도구를 넘어 패션 소품으로 자리 잡았다.

성인들이 이런 장난감에 열광하는 배경에는 높은 스트레스도 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스트레스 인지율은 40대가 35.1%로 가장 높았고, 30대 34.7%, 20대 30.3% 순이었다. 주요 스트레스 원인으로는 직장생활과 경제적 문제가 상위권에 올랐다. 손바닥 안의 작은 장난감이 지친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일종의 심리적 진통제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문제는 이 '작은 위로'가 공공장소에서는 다른 사람의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키캡 키링은 누르는 사람에게는 안정감을 주지만, 주변 사람에게는 반복적인 타자음이나 마우스 클릭음처럼 들릴 수 있다. 조용한 지하철 열차 안이나 독서실, 강의실, 사무실에서는 작은 소리도 쉽게 거슬린다.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회사에서 온종일 키캡 키링을 딸깍거려 집중이 안 된다", "지하철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 쳐다보면 어김없이 키캡 키링이다", "이어폰을 끼고 본인은 소리를 못 들으니 더 세게 누르는 것 같다"는 불만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한 시민 A씨도 지하철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다. A씨는 한 여성 승객이 키캡 키링을 피아노 치듯 계속 누르고 있었다.


조용히 해달라는 제스처를 취하자 상대방은 일행과 함께 "자기가 뭔데 누르지 말라고 하냐"며 불쾌감을 드러냈고, 결국 양측은 손가락질하며 언쟁을 벌였다. 상황은 해당 여성이 열차에서 내리면서 마무리됐지만, 작은 장난감 하나가 공공장소 갈등으로 번진 사례다.

제품 안전성·손목 통증 우려도

일각선 키캡 키링 민폐 논란을 단순한 유행 문제가 아니라 공공 에티켓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기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욕구가 앞서면 타인이 겪는 불편을 쉽게 간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왁뿌볼은 단단한 외피를 깨뜨릴 때 나는 소리와 감각을 즐기는 공 모양 완구로 MZ세대 사이서 인기가 높다. 유튜브

왁뿌볼은 단단한 외피를 깨뜨릴 때 나는 소리와 감각을 즐기는 공 모양 완구로 MZ세대 사이서 인기가 높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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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제품 안전성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말랑이, 왁뿌볼, 키캡 키링 등 일부 피짓 토이는 중국 등 해외에서 제조해 국내로 유통한다. 특히 말랑이류 촉감 완구에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용출 우려가 나와 입에 넣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붙는 경우가 있다. 프탈레이트는 대표적인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알려져, 제품을 만진 뒤에는 손을 씻고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심리적 의존도 경계해야 한다. 피짓 토이는 일시적인 긴장 완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다루는 유일한 방식이 되면 문제를 회피하는 습관으로 굳어질 수 있다. 불안을 스스로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대신 손안의 자극에만 기대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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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에 가해지는 부담도 주의해야 한다. 키캡을 반복해서 누르는 행동은 손가락과 손목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엄지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엄지 밑부분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건초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고 키보드를 자주 치는 직장인이 키캡 완구까지 수시로 사용하면 이른바 '피짓 핑거' 통증에 취약해질 수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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