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계가 최근 아시아 자본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국가 안보와 공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경영 개입에는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마사키 요시히사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소셜 커뮤니케이션국 본부장은 한국경제인협회가 개최한 경영권 방어 아카데미에서 '일본의 주주행동주의 활동과 기업의 대응'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마사키 본부장은 일본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과 도쿄증권거래소(TSE)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 이후 일본 시장에서 행동주의 펀드 활동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거버넌스 체계 자체는 개선됐지만 기업의 이익이 단기적인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 주주 환원에 지나치게 집중된 부분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연구개발(R&D), 설비 투자, 인적 자본 투자 등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경영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기업 인수합병(M&A) 사례를 언급하며, 단기 수익을 목적으로 하거나 국가 안보와 관련된 핵심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개입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일본 금형·부품 제조업체 마키노후라이스 제작소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거론됐다. 종합 모터 제조업체 니덱이 사전 협의 없이 적대적 공개매수(TOB)를 추진하자, 일본 법원은 마키노후라이스 제작소가 도입한 신주인수권 무상할당 조치의 정당성을 인정했고, 결국 니덱은 인수 시도를 철회했다.
이후 글로벌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인수자로 참여했지만,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외환 및 외국무역법을 근거로 MBK파트너스에 공개매수 중지를 권고했다. 방위 장비 생산 기반과 민감 정보가 외국계 자본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안보상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는 해외 자본 유치를 추진해온 일본 정부가 국가 안보와 관련된 분야에서는 자본시장 개방보다 주권 보호를 우선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마사키 본부장은 국내 기업인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고려아연이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기간산업에 해당한다면 마키노후라이스 제작소 사례와 마찬가지로 정부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MBK를 순수한 국내 펀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면 개입하거나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 과정에서 MBK 자금의 출처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사키 본부장은 행동주의 펀드의 부작용으로 단기 수익 중심의 투자 전략을 지적했다. 그는 "행동주의 펀드는 기본적으로 단기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기업이 미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의사결정을 추진하는 데 제약을 줄 수 있다"며 "기업과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하는 투자자가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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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재계는 기업 가치 제고와 주주 권익 보호라는 긍정적 측면은 인정하면서도, 국가 전략 산업과 기업의 지속 성장 기반을 훼손할 수 있는 단기주의적 개입에는 별도의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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