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사 중 암매장 태아 사체 32구 발견
병리학자인 집주인, 팬데믹 때 병원서 반출
사체손괴 등 혐의 구속…입수 경위도 논란
폴란드의 한 주택 마당 흙 속에서 암매장된 태아 사체 수십 구가 무더기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수사당국은 근무하던 병원에서 사체를 빼돌려 자택에서 실험에 쓴 것으로 의심되는 전직 병리학자를 구속했다.
연합뉴스는 1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을 인용해 "폴란드 검찰이 남동부 루토리시의 한 주택 정원에 묻혀 있던 태아 사체를 발굴하고, 과거 이 집 주인이던 병리학자 마그달레나 H(57)를 사체손괴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새 집주인이 시작한 주택 공사 현장에서 드러났다. 제슈프 인근 마을 루토리시의 부지에서 기초 굴착 작업을 하던 중 파라핀 블록과 현미경 슬라이드 등 다량의 의료 폐기물이 쏟아져 나왔고, 지난 10일 신고를 받은 검찰이 흰색 방호복 차림의 법의학팀을 투입해 현장을 수색했다. 발굴 과정에서 의료 폐기물과 함께 묻힌 태아 사체가 잇따라 확인됐다.
제슈프 지방검찰의 크시슈토프 치에하노프스키 대변인은 "현장에서 수습된 유해는 사람 태아의 것으로 확인됐다"며 공식적으로 32구의 태아 사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현지 매체는 발견된 유해의 수가 50∼100구에 이를 수 있다는 비공식 추정을 전했다. 검찰은 12일 폴란드 동부 자모시치에서 마그달레나 H를 붙잡아 구속했다. 적용된 혐의는 사체손괴와 위험 의료 폐기물 불법 투기로, 유죄가 확정되면 최고 12년형에 처한다.
수사당국은 태아들의 사체와 함께 현미경 슬라이드와 시험관·용기, 병원 기록으로 추정되는 문건이 나온 점으로 미뤄 이 병리학자가 사체를 실험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경찰 조사에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자신이 근무하던 제슈프의 병원에서 숨진 태아들을 집으로 가져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택에서 모종의 검사를 마친 뒤 사체를 자루에 담아 마당에 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톨릭 전통이 강한 폴란드는 유럽에서 낙태를 가장 엄격하게 제한하는 나라로 꼽힌다. 지난 2020년 헌법재판소가 태아의 중대한 기형을 사유로 한 낙태를 위헌으로 결정하면서, 현재는 산모의 생명·건강이 위태롭거나 성범죄로 인한 임신인 경우에만 낙태가 허용된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병리학자가 어떻게 다수의 태아 사체를 손에 넣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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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검찰 대변인은 "피의자가 불법 낙태 시술을 통해 사체를 확보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이 한 곳에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며 "공범이 있는지, 다른 매장지가 더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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