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계기 방한 요청…한반도 평화 메시지 기대
남북관계 개선 의지에 교황청 "인내뿐 아니라 희망 필요"
G7 계기 트럼프 회담 가능성 "구체 진전 없어"
이재명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레오 14세 교황을 만나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해 달라고 초청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 대화 재개 방안도 논의됐으며, 교황 방북 가능성 역시 면담 과정에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레오 14세 교황이 15일(현지시간) 교황청 사도궁에서 면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6.15 (사진=바티칸 미디어 제공) 연합뉴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은 오늘 레오 14세 교황과 단독 면담을 갖고, 이어 파롤린 국무원장과도 면담했다"며 "교황님께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우리 국민의 염원과 정부 구상을 말씀드리고, 교황청의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변함없는 지지와 관심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교황은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레오 14세 교황의 방한을 정중히 초청했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이 모이는 대형 국제행사로, 교황 방한이 성사될 경우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발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대통령과 교황의 단독 면담은 약 30분간 진행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국 사회의 근대화와 민주화 과정에서 천주교가 기여해 온 바에 대한 말씀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천주교의 기여와 역할에 기대를 표시했고, 교황께서도 호응하시는 말씀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방북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고위 관계자는 '교황 방북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세계청년대회와 남북관계를 논의했고, 그 과정에서 여러 방안들도 거론됐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국무원장과 만날 때는 거론은 됐지만 구체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가는 문제는 북한이 직접 관련되는 문제"라며 "북한이 응하거나 초청해야 성사되는 문제이고, 현재 북한의 대외적 거부 입장이 강한 상황인 만큼 논의에 제약이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파롤린 국무원장과의 면담에서도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단절돼 어렵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추진하겠다"며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겠지만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라는 취지의 표현도 사용했다고 한다. 이에 교황청 측은 한국 정부의 대화 노력에 격려를 표시하며 "인내뿐 아니라 희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고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교황청 방문은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중 양자 외교 일정을 마무리하는 성격도 갖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해 6·15 남북공동선언 26주년 기념연설을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6·15 선언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긴 희망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 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번 유럽 순방에 대해 "벨기에, EU, 이탈리아, 교황청으로 이어진 양자 일정이 일단락됐다"며 "현재의 문제와 함께 미래 협력의 방향을 모색한 의미 있는 여정이었다"고 평가했다. 벨기에 방문에서는 우리 기업의 유럽 진출 기반을 넓혔고, EU와는 디지털 통상협정 체결 및 안보 협력 확대에 뜻을 모았다. 이탈리아와는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첨단산업, 중소기업, 문화·관광 분야 협력을 확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찬을 겸한 이탈리아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현지 동포사회의 애로사항도 청취한다. 청와대는 동포들이 제기한 문제를 이탈리아 측에 전달해 조속한 진전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이 15일(현지시간) 교황청 사도궁에서 교황이 이 대통령을 위해 준비한 '교황 알현실 도록'을 보며 대화하고 있다. 2026.6.15 (사진=바티칸 미디어 제공)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한편 G7 정상회의 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별도 정상회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고위 관계자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으나 구체적인 진전이 있다고 보고드리기는 어렵다"며 "우리가 주안점을 두고 추진하는 주제는 아니며 일정과 중동 상황 등 여러 변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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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16일부터 이틀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위 실장은 "유럽과 축적한 신뢰와 협력 성과를 바탕으로 보다 넓은 국제무대에서 글로벌 현안 해결에 기여하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 외교는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유럽과 글로벌 차원의 더 넓은 연대와 깊은 협력을 지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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