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4개 자치구, 월세 비중 상승
고금리·자산운용수단 다변화 영향
전세의 월세화, 안정적인 현금흐름 중요
주거취약 계층 대상 공급 병행돼야

편집자주우리나라 국민의 자산 70% 이상이 부동산에 묶여 있습니다. 집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이자, 가장 가깝고 아늑한 곳입니다. 집에 묶여 살면서 집을 사고파는데 필요한 정보를 전해드립니다. 아시아경제는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과 함께 필요한 지식을 채워드리기 위해 3주에 한 번씩 [집테크]를 싣습니다.

한국 주거 문화의 독특한 산물이었던 전세제도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 실거래 정보를 분석한 결과, 서울 25개 자치구 중 24개 구에서 월세 비중이 상승했다. 월세가 대세가 되고 있는 시대에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전세가 얼마나 감소하는가 보다, 전세에서 월세 중심으로 시장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이다.


전세 감소의 배경에는 금리 변화, 전세사기 여파, 1~2인 가구 증가 등 여러 요인이 있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것은 전세를 바라보는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 변화다. 전세는 단순한 임대차 계약이 아니라 임대인과 임차인이 주택이라는 주거 공간과 자금의 사용권을 서로 교환하는 주거이자 금융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계약이다. 따라서 금리 환경이 바뀌면 전세 시장도 변할 수밖에 없다. 과거 저금리 시절에는 임차인이 목돈을 맡기고 거주하는 대신 임대인은 그 자금을 활용하는 방식이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금리가 상승하고 자산 운용 수단이 다양해지면서 임대인은 보증금보다 안정적인 월세 수익을 선호하게 되었고, 임차인 역시 과도한 목돈을 장기간 묶어두기보다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따라서 최근의 전세 감소는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가 자금의 기회비용을 다시 계산하면서 시장이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런 변화는 서울에서도 도심과 직주근접 지역에서 먼저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가장 빠르게 월세화가 진행된 곳은 광진·용산·마포구다. 세 지역 모두 월세 비중이 8%포인트 이상 상승했고, 동일 단지 기준 월세 상승액은 용산구가 37만7천 원으로 서울 1위, 상승률은 마포구가 37.7%로 서울 1위를 기록했다. 직주근접 지역의 희소성이 임대료 프리미엄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집테크]전세가 사라져 가는 시대, 대비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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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임대차 실거래가격을 분석했을 때, 중랑·노원·양천·영등포 4개 구를 제외한 21개 지역의 월세가 상승했다. 동일 단지·면적 기준으로 상승액이 가장 큰 곳은 용산구(+37만7000원), 종로구(+19만9000원), 중구(+16만6000원), 강남구(+16만2000원), 서초구(+15만6000원) 순이다.

올해 매매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중저가 지역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면 임차 시장은 주거 선호도가 높고 매매가격이 이미 높게 형성된 지역일수록 임차료도 먼저, 더 많이 오른다. 매매 시장이 제도의 영향을 받는 동안, 임차 시장은 수요자의 선호도가 더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요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전세 중심 시장에서는 보증금 마련 능력이 중요했지만, 월세 중심 시장에서는 안정적인 현금흐름 관리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특히 사회초년생과 1~2인 가구는 직주근접의 편익과 주거비 부담을 함께 고려하는 재무 전략이 필요하다. 주거비가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록 주택 선택은 단순한 거주 문제가 아니라 자산관리의 영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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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역시 빠른 월세화로 변화하는 시장에 시장 참여자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장기 공공임대 확대,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청년과 고령층을 위한 주거비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월세 계약에서 임대차 2법의 제도적 테두리에서 벗어난 관리비 항목을 매년 크게 인상하면서 실질적인 월 주거비용 부담이 높아지는 계약 행태가 비아파트 월세 계약에서 흔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가장 보호받아야 할 주거 취약계층의 제도적 보완도 살펴보아야 한다.


전세의 감소는 시대적 트렌드 변화다. 다만 그 변화가 누구에게는 기회가 되고 누구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전세의 존폐가 아니라, 어떤 임차 형태에서도 누구나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KB국민은행 스타자문단 김효선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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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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