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까지 농특세 수납액 5조7314억원
정부, 농어촌기본소득 확대 검토
"주식 팔 때마다 왜 농어촌특별세(농특세)를 걷어요?"
올해 국내 주식시장 활황에 힘입어 농어촌특별세(농특세) 세수가 사상 처음으로 1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상당수 개인투자자는 주식 매도 때마다 이 세금을 내고 있으면서도 그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일각에서는 투자 활동과 무관한 농어촌 지원 재원을 왜 주식 투자자가 부담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정부와 정치권이 해당 재원을 바탕으로 '농어촌 기본소득'을 확대·상설화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재정 운용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 불장에 농특세도 급증…올해 13조6000억원 추계도
1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집계된 농특세 누적 수납액은 5조7314억 원에 달한다. 이는 사상 최초로 9조 원을 넘어섰던 지난해 같은 기간(약 2조3000억 원)과 비교해 무려 3조4000억 원가량 급증한 규모다. 재정경제부 안팎에서는 올해 전체 농특세 수입이 최대 13조6000억 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된다.
이는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활황으로 거래 대금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최근까지 코스피에서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판 매도 대금은 2200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동기 대비 238.6%나 폭증한 수치다. 농특세는 코스피 상장 주식을 매도할 때마다 거래 금액의 0.15%가 자동으로 원천징수된다. 증권사 시스템을 통해 매번 소리 없이 빠져나가다 보니 상당수 투자자는 세금을 내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32년 전 '한시 도입'…1500만 투자자 부담
농특세는 본래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에 따른 농업 개방에 대응해 농어촌의 경쟁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위한 '한시적 목적세'로 출범했다. 당시만 해도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인구가 적어 사실상 여유가 있는 고소득층이 내는 세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32년이 지난 지금, 주식 투자는 국민 다수가 참여하는 보편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세금의 부담 주체는 일반 대중으로 넓어진 반면, 세금의 사용처는 여전히 농어촌 분야로 묶여 있는 '미스매치'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 대응, 인공지능(AI) 국가 전략 투자, 에너지 안보 등 미래 세대를 위한 재정 수요가 도처에 산적한 상황에서 주식시장에서 나온 막대한 재원이 매년 자동으로 농어촌 구조개선 특별회계로만 귀속되는 구조는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농특세 급증에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액 상향?
정부와 여당, 야당을 막론한 정치권은 도리어 풍부해진 농특세 여유 재원을 농어촌 기본소득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정부는 인구감소지역 17개 군을 대상으로 주민 모두에게 매월 15만 원을 지급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국회 농해수위를 통과한 '농어촌기본소득법 제정안'의 연내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법 제정이 완료되면 수조 원의 여유 재원을 활용해 지급 지역을 69개 군 전체로 확대하고 지급액도 15만 원 이상으로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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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농특세는 자본시장의 호황과 불황에 따라 세수 변동 폭이 극심한 전형적인 경기 순환적 세목이기 때문이다. 올해처럼 증시가 뜨거울 때는 곳간이 넘쳐나지만 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하면 세입이 순식간에 급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번 지급을 시작하면 줄이기 어려운 고정성 의무지출인 기본소득의 재원을 이처럼 변동성이 큰 주식 거래세에 연동시키는 것은 국가 재정 건전성에 심각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시대적 소명을 다한 농특세를 과감히 폐지하고, 주식 매매 손익을 합산해 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체계로 전환해 조세의 형평성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제언도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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