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기술 개발 경쟁이 부산에서도 시작됐다.
북극항로 개척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부산의 대학과 기업들이 극지 운항 선박의 '두뇌' 역할을 할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나선 것. 북극의 혹한과 통신 공백 속에서도 선박이 스스로 상태를 진단하고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차세대 스마트 선박 기술 확보가 목표다.
국립부경대학교(총장 배상훈)는 김동현 교수(기계조선공조공학전공) 연구팀이 부산시와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동 지원하는 '지역혁신선도기업육성(R&D) 사업' 2개 과제에 동시에 선정돼 총 36억원 규모의 연구개발사업을 수행한다고 15일 알렸다.
북극항로는 수에즈운하를 경유하는 기존 항로보다 운항 거리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차세대 글로벌 물류망의 핵심축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영하 40도 이하의 극한 환경과 부유빙 충돌 위험, 통신 제약 등으로 인해 기존 선박 기술만으로는 안정적인 운항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각 18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AI 기반 예지정비 기술과 차세대 항법·위치결정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
첫 번째 과제는 '극지 운항 선박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온디바이스 AI 기반 선체·축계 예지정비 및 능동제어 플랫폼 개발 및 실증'이다. 위성통신이 원활하지 않은 극지 환경에서도 선박 내부에서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활용해 선체와 추진축 상태를 실시간 진단하고 이상 징후를 스스로 감지·대응하는 기술 개발이 목표다.
두 번째 과제는 '극지용 지능형 자이로 기반 다중센서 융합 항법·위치결정 안정화 모듈 개발'이다. 위성항법시스템(GNSS)과 자이로, 레이더 등 다양한 항법 정보를 AI로 통합 분석해 극지에서도 정확한 위치 확인과 안전한 항해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개발한다.
이번 연구는 실험실 수준에 머물지 않고 실제 선박을 활용한 실증까지 함께 진행된다. 연구팀은 LNG운반선과 벌크선, 자동차운반선 등 다양한 선종에서 추진기관 회전수(RPM)와 토크, 베어링 진동, 실린더 연소압력, 선체 응력, 풍속·풍향·파고 등 운항 데이터를 수집해 기술 검증에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북극항로 인접 해역에서 확보한 실선 운항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연구에는 김동현 교수를 비롯해 이준호 교수, 석우찬 교수, 이지환 교수, 이동헌 교수 등이 참여한다. 지역 기업인 ㈜랩오투원, ㈜케이디에스, ㈜씨넷, ㈜파이버프로와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도 함께해 기술 개발과 성능 검증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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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교수는 "북극항로는 단순히 새로운 항로 개척을 넘어 글로벌 물류 체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변화"라며 "극지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확보해 부산이 북극항로 시대를 이끄는 해양물류 거점으로 성장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힘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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