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이 중동 지역에 초래할 3가지 변화”-브루킹스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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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60일간의 조건부 휴전과 후속 핵협상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함에 따라 앞으로 미국과 이란 간 분쟁이 중동 지역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이란 전쟁이 중동을 어떻게 변화시킬까(How the Iran war will change the Middle East)’라는 제목의 글에서 앞으로의 변화를 3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걸프 국가들은 미국으로부터 더 큰 자율성을 추구할 것이다. 둘째, 걸프 국가 간 분열이 악화됐다. 셋째, 이스라엘은 미국과 대부분의 아랍 세계로부터 더 멀어졌다.


다음은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미국 주도의 중동 정권교체 전쟁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광범위한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았다는 점이다. 사담 후세인 축출은 이라크 전역의 혼란을 초래했고, 이라크를 이란과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의 강한 영향 아래 놓이게 했다. 미국 주도의 리비아 군사개입은 결국 리비아를 분열시켰고, 무기와 전투원이 인접국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말리와 차드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또 미국이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반대 세력을 무장시킨 것은 내전을 부추겼고, 종파 갈등을 악화시켰으며, 수니파 극단주의를 키웠고, 유럽으로 난민이 유입되게 해 우익 포퓰리즘 지지를 확대시켰다.


2026년 이란 전쟁도 다르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정권을 교체하고,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파괴하며, 이란군을 약화시키고, 이란 시위대를 돕고,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힘과 신뢰성을 과시하려 했다. 그러나 그는 대부분의 목표에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대신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전례 없는 통제력을 안겨줬고, 전 세계에서 미국의 소프트파워와 동맹을 심각하게 훼손했으며, 말년에 접어든 신중하고 고령이며 인기 없는 이란 최고지도자를 복수심 강하고 강경하며 더 불신이 깊은 군부 주도 체제로 대체했다.


이란 전쟁은 역내에도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예측 불가능하고 신뢰하기 어려운 파트너라는 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쟁을 피하라는 역내의 요구를 거부했고, 그 결과 걸프 국가들에 큰 피해를 입혔다. 이로 인해 미국의 역내 파트너들은 더 큰 국가적 자립을 추구하고 국제 파트너십을 다변화하려 할 것이다.


전쟁은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에 매우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쳤고, 이들의 상호 연대 한계를 드러냈다. 또한 GCC 내부의 커지는 분열을 악화시키고, 공동 역내 안보 구조를 발전시키려는 오랜 노력을 방해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란 전쟁은 트럼프 행정부의 오랜 목표였던 이스라엘의 역내 통합을 진전시키기는커녕, 이스라엘을 걸프 국가들과 미국 양쪽으로부터 더욱 갈라놓을 것이다.


걸프 국가들은 미국으로부터 더 큰 자율성을 추구할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역내 국가들의 판단과 반대에도 정권교체를 목표로 이란 공격을 감행한 결정은 아랍 지도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는 그들이 우려했지만 미국이 무시했던 바로 그 결과를 낳았다. 이란의 지속적인 역내 에너지·민간 인프라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그것이다. 이는 에너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걸프 국가 경제를 크게 훼손했다.


카타르에 제공된 2025년 안보 보장, 즉 행정명령 형태의 보장, 카타르·쿠웨이트·바레인의 ‘주요 비(非)나토 동맹국’ 지위, 여러 GCC 국가와의 기지협정은 모두 이란의 파괴적 공격으로부터 이들 국가를 보호하지 못했다.


그 결과 역내 국가들은 이제 예측 불가능하고 신뢰하기 어려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밖에 없게 됐다. 미국은 이들을 완전히 보호하지 못할 뿐 아니라, 무모한 행동으로 이들의 안보를 오히려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인식이 커졌다. 걸프 국가들은 트럼프가 덜 예측 불가능한 민주당 대통령으로 교체되더라도, 그 대통령이 트럼프만큼 자신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할 것이다.


그렇다고 아랍 걸프 국가들이 미국을 주요 파트너로 의존하는 일을 중단한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은 투자, 방산 장비, 정치적 지원 측면에서 여전히 제공할 것이 너무 많다. 또 이들이 중국 같은 다른 주된 파트너를 찾는다는 뜻도 아니다. 중국은 중동에 깊이 관여하기를 꺼리고, 미국을 결코 대체할 수 없다.


다만 아랍 걸프 국가들은 국방비를 늘리고, 미국의 신뢰성 부족에 대비해 지출처를 유럽, 한국, 호주 같은 다른 잠재 공급국과 파트너로 다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 발사대와 요격미사일 한계는 걸프 국가들을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에 극도로 취약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인도·태평양에서 동시 위기가 발생해 이런 자산이 더 부족해지고 중동에서 전환될 경우 취약성은 더 커질 것이다.


걸프 지도자들은 이런 결과를 피하려 할 것이다. 아랍 걸프 국가들은 또한 호르무즈 해협과, 이를 개방 상태로 유지하려는 미군의 의지와 능력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송유관망을 통한 대체 수출로에도 빠르게 투자할 것이다.


걸프 국가 간 분열이 악화됐다

이란 전쟁은 공동의 적에 맞서 역내 국가들을 단결시키기는커녕, 서로 매우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받은 국가들 사이의 긴장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예컨대 UAE는 3000발이 넘는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는 다른 모든 GCC 국가를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다.


이는 부분적으로 지리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란이 접근하기 쉬운 목표물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또 당시에는 비밀이었지만 이후 보도된 UAE의 대이란 반격 규모와도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일부 UAE 인사들은 사우디, 카타르, 오만이 이란과의 외교 또는 가능한 별도 합의에 더 유화적 태도를 보인 점과도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다.


UAE의 최고 외교관 안와르 가르가시는 5월19일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피해자의 역할이 중재자의 역할과 합쳐졌다… 친구는 확고한 동맹이자 지지자가 아니라 중재자로 변했다”고 말했다.


사우디가 이란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에 가장 열려 있는 상태로 분쟁에 들어갔다면, UAE는 이란이 공격의 높은 대가를 치르고 향후 아랍 걸프 국가들을 다시 위협할 능력을 잃도록 해야 한다는 결의를 가장 강하게 갖고 분쟁에서 나왔다. 그 결과 아부다비는 이스라엘과의 군사·정보 협력을 더 심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이란 미사일 방어를 위해 UAE에 아이언돔 포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리야드는 이스라엘과 거리를 두고 있다. 사우디는 파키스탄, 오만, 카타르와 함께 이스라엘의 뜻과 반대로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 노력을 벌이고 있다.


걸프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도 각기 다른 영향을 받았다. 특히 사우디는 홍해로 이어지는 동서 송유관 덕분에 UAE보다 더 많은 비율의 원유 수출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유가 상승으로 리야드의 석유 수입은 오히려 약 90억달러 증가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필요가 없는 오만의 석유 수입도 약 60억달러 늘었다.


반면 UAE의 석유 수입은 유가 상승에도 15억달러 넘게 감소했다.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은 더 큰 타격을 받았다. 전쟁의 상이한 영향은 UAE가 4월28일 OPEC 탈퇴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줬다. 이 결정은 수년 전부터 준비돼왔지만, 해협 폐쇄는 아부다비가 마침내 실행에 옮길 필요와 기회를 제공했다.


해협이 다시 열리고 확충된 송유관 능력이 가동되면 UAE는 수입 극대화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사우디가 재정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필요로 하는 유가 수준을 유지하는 데는 덜 신경 쓸 것이다. 이는 양국 간 긴장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대부분의 아랍 세계로부터 더 멀어졌다

이란 전쟁은 이스라엘, 미국, 그리고 중동의 이스라엘 이웃 국가들 간 관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란 전쟁 이전에도 가자 전쟁의 결과와 이스라엘 정부의 극우 성향 때문에 미국 내 이스라엘에 대한 태도는 매우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국인이 불필요하고 비용이 큰 전쟁이라고 보는 이란 전쟁을 이스라엘이 부추겼다는 인식은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에서, 트럼프의 ‘마가’ 기반 충성층 상당수 사이에서까지 이런 흐름을 급격히 가속했다.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인 전체의 약 60%가 이스라엘에 비우호적 견해를 갖고 있다. NBC뉴스가 4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젊은 미국인의 74%가 이스라엘보다 팔레스타인에 더 공감한다고 답했다.


한때 논란이 컸던 대이스라엘 군사지원 보류 요구는 이제 흔한 주장이 됐다. 4월에는 민주당 상원의원 36명이 이스라엘에 대한 핵심 무기 판매를 막는 데 표를 던졌다. 이는 이란 전쟁 이전 유사 표결보다 12명 늘어난 수치다.


미국이 조만간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 지원을 완전히 중단할 가능성도 이제 매우 현실적인 문제가 됐다. 특히 2029년 민주당이 대통령직을 되찾고 이스라엘 정책이 바뀌지 않을 경우 그렇다.


이란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역할은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간 추가 관계 정상화 가능성도 당분간 중단시킬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UAE는 카타르, 터키, 가자, 동아프리카 등지의 이슬람주의 세력과의 투쟁에서 이념적 파트너로 이스라엘과 관계를 유지할 뿐 아니라 확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우디와 카타르를 포함한 다른 GCC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더 거리를 두고 공식 관계 수립 가능성을 배제할 가능성이 크다.


2026년 5월 트럼프는 아랍 지도자들과의 통화와 이후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자신의 제안의 일환으로 여러 아랍·무슬림 국가들이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하는 것을 “의무”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2020년 이스라엘, UAE, 바레인이 체결한 관계 정상화 합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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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 국가, 특히 사우디가 가까운 시일 내 가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약속하지 않는 점은 이미 사우디의 협정 참여에 큰 장애물이었다. 이제는 이스라엘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더 커졌고, UAE와의 균열도 확대됐으며, 이란 위협은 약화됐고, 트럼프 행정부가 어쨌든 사우디와 방위·원자력 협력을 확대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리야드가 트럼프의 요청에 호의적으로 응답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정재형 경제정책 스페셜리스트 j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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