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파먹는 라쿤…日농가 피해 커져

일본에서 외래종 라쿤이 급증하면서 수박 수확철을 맞은 농가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15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지바현 내 라쿤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수박 농가들이 피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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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먹이 있어도 수박만 …"농가 대응만으로 한계" 시름

수박 산지인 지바현 야치마타시의 40대 농민 A씨는 "농가만으로는 도저히 대응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 5월 중순 비닐하우스에서 2월부터 재배해온 수박을 수확하려던 중 10여통이 훼손된 사실을 발견했다.


라쿤은 수박에 작은 구멍을 뚫은 뒤 앞발을 넣어 과육을 파먹는 식으로 농가에 피해를 주는데, 현장에서도 이 같은 흔적이 확인됐다.

A씨는 곧바로 인체 감지 센서 조명 4대와 라디오 2대를 설치해 밤새 가동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하우스가 피해를 입었다. 상자 덫에 넣어둔 빵과 닭튀김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수박만 노렸다고 한다. A씨는 "한 번 맛을 본 뒤에는 수박만 찾아다녔다"며 "껍질을 긁어 익은 정도를 확인한 뒤 먹은 것 같았고 어린 열매들까지 훼손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농민 B씨도 지난해에는 피해가 없었지만 올해는 5월까지 15통의 수박을 잃었다고 전했다. B씨는 "수박은 한 포기에서 1~2개만 재배하는 만큼 조금만 상처가 나도 상품 가치가 사라진다"며 "전기 울타리를 설치할 수밖에 없지만 물가 상승으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라쿤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면서 현지에서는 이를 빗댄 농담까지 등장했다. 지난 5월 지바현 야치마타시의 한 행사에서 농민들은 어린이들에게 "이 수박은 아저씨들이 곰과 싸워가며 키운 수박"이라고 소개했다. 여기서 '곰'은 라쿤을 가리킨다.

반려동물로 키우던 라쿤 유기…야생개체 증가

북미산 라쿤은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잡식성 동물로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할 수 있다. 지바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1977년 방영된 애니메이션의 영향으로 반려동물로 널리 길러졌지만 이후 유기되면서 야생 개체가 늘어났다. 현재는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특정 외래생물로 지정돼 있다.


지바현에서는 1990년대 남부 지역에서 번식이 확인된 이후 서식 범위가 꾸준히 확대돼 현재는 사실상 현 전역에 분포하고 있다. 농작물 피해액도 크게 늘었다. 2006년도 458만엔(약 4325만원)이던 피해 규모는 2024년도 4652만엔(약 4억4000만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에는 지바현 인바군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급증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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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쿤이 주택과 빈집에 침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바현은 음식물 쓰레기를 밭에 버리지 말고 건물 틈새를 막는 등 예방 조치를 당부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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