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서금원장의 실험…연체·부실 전 먼저 찾는 '민생금융 PB' 첫선
연체 위험 사전 포착해 맞춤 지원
정책금융 공급 넘어 '서민 금융 주치의' 변신
#광주 남구 봉선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매출 감소로 고민 중인 30대 자영업자 A씨는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으로부터 금융 상담 안내 문자를 받았다. 과거 서금원 정책서민금융 지원을 받은 A씨에게 지역 내 월 매출 500만원 미만인 30대 자영업자의 연체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상담을 권유하는 내용이었다. 상담을 신청한 A씨는 현금흐름과 부채 상황을 점검받고, 자신에게 맞는 금융 지원과 복지 연계 서비스를 안내받았다. 서금원이 오는 8월 선보일 '민생금융 프라이빗뱅커(PB)' 서비스의 모습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금원은 금융 취약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는 고객을 사전에 발굴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현장형 K민생금융'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핵심은 민생금융 PB 서비스다. 고액자산가의 자산을 관리하는 은행·증권사의 PB처럼 서민층의 부채와 상환 능력, 복지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해 개인별 상황에 맞는 지원책을 제시하는 것이 골자다. 오는 8월 광주·전남, 제주 지역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서금원은 자체 보유 중인 보증·대출·채권·상담·고객 정보를 연계해 지역별 금융 취약 위험을 분석할 계획이다. 정책서민금융 공급 과정에서 축적한 보증 지원 규모와 사고 현황, 대위변제율, 이용자의 소득 수준과 상환 이력 등이 주요 분석 대상이다. 특정 지역이나 업종, 연령대에서 보증 사고가 늘거나 대위변제율이 상승하면 해당 계층의 금융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선제 대응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서금원 관계자는 "보유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별로 상이한 고객 특성과 어려움을 분석해 금융 위험이 현실화되기 전에 예방 중심의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 청년층이나 창업 초기 자영업자의 연체 위험이 높아지는 흐름이 포착되면 상담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필요할 경우 현장 방문 상담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추진 중인 서금원과 신용회복위원회 통합 논의와 맞물려 양 기관이 보유한 정책서민금융 이용 정보와 채무조정 데이터를 연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상담 방식도 달라진다. 단순히 대출 가능 여부를 안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의 현금흐름과 부채 구조, 상환 능력을 종합 진단한 뒤 금융·복지·고용 서비스를 연계해 안내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상담 시간을 기존 30분 수준에서 1시간 이상으로 늘리고 별도 상담 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역 금융회사, 대학 등과 협력해 지역 특화 금융상품과 금융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현장 직원들과의 간담회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김은경 서금원장이 채택하며 본격 추진됐다. 김 원장은 관련 구상을 보고받은 뒤 전국 부서장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킬 것을 주문하는 등 민생금융 PB 도입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서금원을 단순한 정책금융 공급기관을 넘어 서민들의 금융 위험을 미리 진단하고 맞춤형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금융 주치의'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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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금융 소비자들이 금융 취약계층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지원 모델이 필요하다"며 "단 한 명의 국민도 금융 문턱 앞에서 좌절하지 않도록 경제적 재기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까지 보듬는 금융 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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