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2030년까지 전략적 행동계획 채택
초감가상각제도 불리한 요건 해소…아프리카 개발협력도 성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이재용 등 기업인 출동
바티칸서 교황과 접견 이후 G7 참석 위해 프랑스行

이재명 대통령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은 한국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던 규제 요건 해소와 첨단산업 협력 확대를 끌어낸 경제외교 성과로 이어졌다. 양국은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앞으로 5년간 협력 방향을 담은 '2026-2030 한·이탈리아 전략적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열린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 미사'에서 기념연설을 하고 있다. 2026.6.14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열린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 미사'에서 기념연설을 하고 있다. 2026.6.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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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이탈리아의 '초감가상각제도' 관련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 해소다. 초감가상각제도는 기업이 신규 설비를 도입할 때 실제 구매가보다 높은 금액을 비용으로 인정해 법인세 부담을 낮추는 투자 촉진 제도다. 이 제도를 두고 한국 기업에 불리한 요건이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난 1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방한 당시 이 대통령이 문제를 제기한 뒤 이탈리아 정부와 의회가 대응에 나서 관련 요건이 해소됐다.


이에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로마 총리 영빈관인 '빌라 도리아 팜필리'에서 열린 멜로니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탈리아 정부와 의회가 기민하게 대응해 우리 기업에 불리한 요건이 해소됐다"며 사의를 표하고 "양국 최고위급 간 협의를 통해 기업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선제적으로 예방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도 이탈리아 기업의 원활하고 안정적인 경영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국은 규제 리스크 해소를 토대로 첨단산업 협력을 전방위로 넓히기로 했다. 기존 반도체 협력에 더해 인공지능(AI), 양자, ICT, 우주,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 우주청 간 협력을 통해 위성 궤도·위치 추적, 우주위험 대응 등 공동 관심 분야에서 전략적 연계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이탈리아가 보유한 기초과학·우주·제조 역량과 한국의 반도체·디지털·AI 산업 경쟁력을 결합하는 협력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에도 기업인들이 경제외교에 힘을 실었다. 로마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는 삼성전자, LS, 효성 등 우리 기업과 페라리, 핀칸티에리 등 이탈리아 주요 기업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탈리아는 삼성에 특별한 국가"라며 "과학 강국인 이탈리아와 기술 혁신의 한국이 힘을 합치면 다양한 첨단 산업 분야에서 협력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도 한국 시장의 역동성을 언급하며 전동화·디지털화 분야 협력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인들과 만나 "기술은 기업이 만들지만, 세계시장으로 날아갈 수 있는 날개는 국가가 달아준다"며 정부의 경제외교 역할을 강조했다. 또 BRT 이후 사후 간담회를 갖고 개별 부처 차원에서 풀기 어려운 기업 애로는 대통령 정책실로 직접 전달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개발협력 분야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양국은 한·이탈리아 개발협력 양해각서(MOU)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탈리아의 대아프리카 전략인 '마테이 플랜(Piano Mattei)'과 한국의 개발협력 경험을 연계해 농업·농촌개발, 디지털, 교육훈련 등 분야에서 협력 사업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공급망 불안과 에너지 안보, 글로벌 사우스 협력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양국 협력의 외연을 유럽을 넘어 아프리카로 확장한 셈이다.


문화외교도 순방의 또 다른 성과였다. 양국은 영화 공동제작 협정 문안에 합의하고 국내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우피치미술관 간 '문화유산 교류 및 박물관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이번 국빈 방문 기간 이탈리아는 이 대통령을 각별히 예우했다. 이 대통령이 탑승한 공군 1호기가 이탈리아 영공에 진입했을 때 이탈리아 공군 유로파이터 2대가 호위 비행을 했고,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국빈만찬에서 이 대통령에게 외국 정상 대상 최고 등급 훈장인 '이탈리아공화국 기사대십자 공로훈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외국 정부로부터 받은 첫 훈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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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대통령은 이탈리아 국빈 방문에 이어 교황청 공식 방문 일정도 소화한다. 14일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해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의 선순환을 강조한 데 이어 15일에는 레오 14세 교황을 접견하고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과도 면담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교황청 일정을 마친 뒤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동해 유럽 순방의 다자외교 일정을 이어간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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