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혁신 논의할 日 AI 기업 얼마나 있나"
일본 '디지털 적자' 2035년 18조엔 전망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4박 5일 한국 방문에 일본 정보기술(IT) 업계가 충격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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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닛케이 등 일본 언론은 황 CEO가 대만에서 TSMC와 폭스콘 경영진을 만난 뒤 한국으로 이동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황 CEO의 이번 한국 방문에 대해 "시간을 쪼개가며 한국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AI 반도체 생산은 대만 TSMC가, 핵심 메모리인 HBM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담당하고 있다"며 "AI 공급망의 중심축이 한국과 대만으로 형성되면서 엔비디아 역시 자연스럽게 이들 국가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지금 일본에는 젠슨 황이 직접 시간을 내 찾아가 함께 혁신을 논의하고 싶어 할 정도의 AI 기업이 얼마나 있는가"라고 지적하며 "AI 시대 일본이 엔비디아 같은 선도 기업의 고객으로 남을지, 아니면 진정한 파트너로 도약할지는 앞으로 일본 경제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3월 열린 엔비디아 GTC 2026 행사에서 황 CEO는 AI 시대를 이끌어갈 'AI 네이티브 기업' 103곳을 공개했다. 오픈AI와 앤트로픽, xAI, 미스트랄AI, 코히어 등 미국·유럽·중국 기업들이 대거 포함된 가운데, 일본 기업은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일본 경제계는 이를 단순한 우연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일본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만한 초거대 언어모델(LLM) 기업이 거의 없고, AI 스타트업 생태계 규모 역시 미국과 중국에 크게 뒤처진다는 평가다.


일본은 과거 스마트폰 혁명 때 소니, TDK, 무라타제작소, 키옥시아 등 부품 기업을 통해 애플 생태계에 편입되며 성장 기회를 잡았지만 AI 혁명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한 일본 IT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AI 기업들이 일본을 찾고는 있지만, 공동 개발 파트너라기보다는 서비스를 판매할 시장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경제산업성은 디지털 서비스 수입 증가로 인한 '디지털 적자'가 2035년 18조엔 규모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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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젠슨 황의 방한을 일본 언론이 유독 크게 다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한국이 주목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AI 혁신에서 일본이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AI 산업이 반도체를 넘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산업으로 떠오른 가운데 일본이 혁신의 중심에 들어갈 수 있을지 소비 시장으로 밀려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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