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표지판 등에서도 삭제돼

미국 워싱턴DC의 케네디 센터가 건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철거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드 J. 트럼프 및 존 F. 케네디 공연예술기념센터' 간판 인근에 비계(공사용 발판)가 설치돼 있다. 연방 판사는 12일 케네디센터 이사회와 미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철거하는 작업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신청을 기각했다. AF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드 J. 트럼프 및 존 F. 케네디 공연예술기념센터' 간판 인근에 비계(공사용 발판)가 설치돼 있다. 연방 판사는 12일 케네디센터 이사회와 미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철거하는 작업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신청을 기각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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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케네디센터가 이날 건물 외벽에 설치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떼어내고, 웹사이트에서도 명칭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매트 플로카 케네디센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으로 케네디센터를 개명한 것으로 보이는 모든 물리적 표지판을 건물과 부지에서 제거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을 맡은 케네디센터 이사회는 지난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이름 앞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추가해 '트럼프-케네디 센터'라고 변경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조이스 비티 민주당 소속 연방하원 의원이 이 조처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케네디센터 이사회는 '트럼프-케네디 센터'라는 새 이름이 단순한 별칭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지만, 크리스토퍼 쿠퍼 워싱턴DC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케네디센터의 명칭을 변경할 권한은 의회에만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제거하라고 명령했다.


케네디센터 측은 철거 시한 직전까지 항소를 통해 "지금 당장 간판을 철거했다가 항소심 승소 후 다시 설치하게 되면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낭비될 수 있다"라고 주장하며 판결 집행을 중단하려 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결국 케네디센터는 작업자를 고용해 밤새 건물 외벽에 설치된 글자를 철거했다. 현장에는 수백 명의 시민이 몰려 철거 작업을 지켜봤다. 일부는 "철거하라"는 구호를 외쳤으며, 한 시민은 '너는 JFK(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가 아니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해당 철거 과정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되기도 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건설 인부들이 건물 외벽에 설치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철거하는 가운데, 한 시민들이 ‘너는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아니다’는 피켓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건설 인부들이 건물 외벽에 설치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철거하는 가운데, 한 시민들이 ‘너는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아니다’는 피켓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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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사안이 단순히 케네디센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뗀 것을 넘어 "미국 문화기관의 정체성과 정치권력의 영향력을 둘러싼 상징적 충돌"로 평가했다. 이어 향후 케네디센터의 미래를 둘러싼 법적·정치적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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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티 하원의원은 "오늘의 승리는 케네디센터를 다시 미국 국민에게 돌려주는 출발점"이라며 "법치주의가 승리한 날"이라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의 철거 명령에 대해 "쿠퍼 판사와 급진 좌파는 센터를 모두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곳으로 탈바꿈하기보다 차라리 이곳이 망하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비꼬았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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