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남북정상회담 26주년 맞아 서한·입장문 공개
“남북회담 성공 위해 미국·일본·중국·소련 협력 필수”
“독재정권이 지방자치 중단”…조속한 복원 촉구

1984년 미국 망명 중이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대화의 필요성과 지방자치 복원을 강조하며 한국 민주주의의 방향을 제시한 기록이 공개됐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은 6·15 남북정상회담 26주년을 맞아 김 전 대통령이 미국 정계와 국제사회를 상대로 민주주의 회복과 한반도 평화를 호소하며 작성한 서한과 입장문 등을 14일 공개했다.


이번 자료는 지난 4월 도모히토 시노다 일본 국제대 교수로부터 기증받은 것으로, 1984년 김 전 대통령이 에드워드 케네디 미국 상원의원에게 보낸 서한과 한국인권문제연구소 소식지에 게재된 입장문 '기로에 선 한국의 민주주의: 나의 견해와 제안' 등이 포함됐다.

미국 망명 오른 DJ와 이희호 여사. 연합뉴스

미국 망명 오른 DJ와 이희호 여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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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나는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어떠한 형태의 회담이든 환영한다"며 남북대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어 "남북회담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국, 일본, 중국, 소련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이들이 직접적인 회담 당사자가 아닐지라도 협력 없이는 회담의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망명 생활에 대한 소회와 귀국 의사도 분명히 했다.


김 전 대통령은 "15개월 전 미국에 도착한 뒤 미국의 한국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미국의 행정부와 의회 지도자들, 언론, 학계, 종교계, 인권단체들과 접촉해왔다"며 "나의 관심은 개인적 정치적 미래에 있지 않고 내가 맡은 미국 내 사명을 어떻게 가장 효과적으로 지속할 것인가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의 가장 큰 소망은 조국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국민과 다시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라며 귀국 의지를 드러냈다.

지방자치에 대한 견해도 담겼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3년간 박정희 및 전두환 정권에서 지방자치가 중단된 이유는 독재정권이 효과적인 억압을 통해 국민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시도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명분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조속한 지방자치의 복원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념관은 해당 입장문이 이후 평화민주당 창당 등 '김대중 정치'의 방향을 보여주는 선언문이 됐으며, 1997년 대통령선거 승리와 햇볕정책, 2000년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구상의 출발점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김대중도서관 장신기 박사는 "망명 시기 김대중 선생은 한국의 민주회복과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미국 주요 인사들을 상대로 설득과 여론 조성 활동을 펼쳤다"며 "이번 자료는 이를 입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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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은 오는 8월 18일 김대중 대통령 서거 17주기를 맞아 특별전 '인간 김대중, 그 내면의 기록'을 열고 이번에 공개된 자료를 전시할 예정이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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