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벤처투자자
15년간 비상장 스페이스X에 투자
지분가치 30조원 넘어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히는 미국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상장하는 가운데 15년간 비상장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온 한 벤처투자자가 30조원 규모의 지분 가치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캐피털 137벤처스의 창업자 저스틴 피슈너 울프슨(44). 137벤처스 홈페이지

벤처캐피털 137벤처스의 창업자 저스틴 피슈너 울프슨(44). 137벤처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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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스페이스X 초기 투자자로 15년간 지분을 축적해온 벤처캐피털 137벤처스의 창업자 저스틴 피슈너 울프슨(44)을 조명했다.

오는 12일 새벽 스페이스X 주식이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거래가 시작되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절친과 사업 파트너, 초기 투자자 상당수가 막대한 부를 얻게 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피슈너 울프슨도 막대한 투자 수익을 거둘 인물로 꼽힌다. 그는 머스크 주변 인물 가운데 비교적 덜 알려진 존재지만 스페이스X에 가장 꾸준히 투자해온 투자자다. 그는 지난 15년 동안 스페이스X 비상장 주식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전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직접 지분을 매입했고, 스페이스X 직원들에게서 주식을 사들이기도 했다.

그가 운영하는 137벤처스는 2011년 첫 투자 이후 단 한 주의 스페이스X 주식도 매각하지 않았다. 그 결과 현재 137벤처스는 스페이스X 지분 1% 이상을 보유하게 됐다. 상장가 기준 예상 기업가치인 1조7700억달러(약 2682조원)를 적용하면 해당 지분 가치는 약 200억달러(30조3100억원)에 달한다.


피슈너 울프슨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일이 아마 내 경력을 정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스페이스X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08년이었다. 당시 그는 팔란티어 창업자인 피터 틸의 벤처캐피털 파운더스펀드에서 투자 담당 부서 막내 직원으로 일하고 있었으며 스페이스X 투자 현황을 점검하는 업무를 맡았다. 당시 스페이스X는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신생 기업이었다.


그해 8월 피슈너 울프슨은 스페이스X 본사를 찾아 재사용 로켓 발사 장면을 지켜봤다. 하지만 세 번째 발사 시도는 이륙 2분 만에 폭발로 끝났다.


그는 당시 스페이스X 사장인 그윈 샷웰에게 "이제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파운더스펀드는 막 2000만달러(303억2400만원)를 투자한 상태였다. 샷웰은 침착하게 원인을 분석한 뒤 새 로켓을 만들어 다시 시도하면 된다고 답했다. 그는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한 채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왔지만 파운더스펀드는 동요하지 않고 투자를 유지했다.


당시 2000만달러 규모였던 투자금은 현재 수십억달러 가치로 불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피슈너 울프슨은 "20년 전에는 누구도 이런 결과를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그는 독립해 137벤처스를 설립했다. 회사 이름은 그의 할아버지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사용했던 좌석 번호에서 따왔다.


그는 우버 등 다른 스타트업에도 투자했지만 스페이스X는 가장 중요한 투자 대상이었다. 회사 사무실 입구에는 안내 데스크 대신 실제 스페이스X 로켓 엔진이 전시돼 있다. 이를 들여놓기 위해 크레인으로 건물 창문을 뜯어내야 했다고 한다.


물론 회의적인 시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약 10년 전 스페이스X가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를 추진하기 시작했을 때 회사 내부에서도 추가 투자 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137벤처스의 파트너 알렉스 제이컵슨은 "그때는 훨씬 더 큰 위험이 존재했다"고 말했다.


상장 이후 그의 가장 큰 고민은 보유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여부다. 그는 2018년 세금이 낮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로 이주했다. 이는 향후 지분 매각에 대비한 결정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역시 스페이스X의 현재 기업가치가 상장 후에도 유지될지는 장담하지 못한다. 스페이스X는 여전히 수십억달러 규모의 적자를 내고 있으며 인공지능(AI) 등 일부 핵심 사업에서는 경쟁사에 뒤처져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관련 피슈너 울프슨은 "금요일(스페이스X 상장일)에 주가가 네 배가 될 수도 있고 50% 하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당장 매각할 수는 없다. 다른 기업공개(IPO) 이전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상장 직후에는 보유 주식을 팔 수 없으며, 실적 발표 이후에야 일부 매각이 가능하다. 전체 지분을 처분하려면 상장 후 최소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그는 가능한 시점이 되면 투자자들에게 스페이스X 주식을 배분해 각자가 매도 여부를 결정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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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지분에 대해서는 서둘러 팔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스페이스X의 가치는 앞으로 공모가의 10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전히 믿고 있는 회사"라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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