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자본효율성 증가
KKR "한국 주식 저평가 요인 사라져"
"반도체 공급망 등 산업 재편에도 포함"
6월 초 국내 주식시장이 극도의 변동성을 보이며 하반기 전망을 둘러싼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금리, 환율, 수급, 정책 기대, 차익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얽힌 복합적 국면이라는 진단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투자회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한국 주식은 여전히 싸다'는 취지의 2026년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 전체의 주제는 글로벌 거시경제와 자산배분이지만, 한국 시장에 대한 언급이 적지 않다. KKR은 아시아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 특히 한국과 일본을 대표 주자로 꼽았다.
기업구조개혁과 자본효율성 증가…코리아디스카운트 근본 요인 제거
KKR은 그간 한국 증시의 저평가가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상당 부분 취약한 지배구조, 불투명한 기업 구조, 비효율적인 주주환원 정책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한국 주식이 싸게 거래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바뀌고 있고, 그래서 투자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본다. 기업들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자본배분을 개선하고, 주주환원을 강화한다면 시장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기업구조개선 트렌드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이 기회가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클 수 있다고 봤다. 일본은 이미 기업들이 자본효율을 높이고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자사주 매입 급증과 저PBR…재평가의 근거
KKR이 한국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는 핵심 근거 중 하나는 기업 행동의 실질적 변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발표는 최근 뚜렷하게 늘었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자기 주식을 시장에서 사들이는 행위다. 이는 주주환원 확대, 주당 가치 제고, 자본효율 개선과 연결된다.
보고서는 2025년 한국 기업들의 누적 자사주 매입 발표액이 2020~2024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고 설명한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과거보다 주주가치를 더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하나의 핵심 지표는 PBR(주가순자산비율)이다. PBR은 주가가 회사의 장부상 순자산 대비 어느 정도로 평가되는지를 보여준다. PBR 1배 미만은 시장에서 회사가 장부상 순자산가치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KKR은 한국 시장의 70%가 여전히 장부가치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40%, 미국은 7% 미만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한국 증시의 저평가 폭이 크다는 뜻이다. 이미 기업개혁 기대가 주가 상승으로 일부 반영됐지만, 여전히 재평가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엔진 지정학과 '반도체 공급망'
한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또 다른 배경에는 거시적인 산업 재편이 있다. KKR은 향후 글로벌 경제를 관통할 핵심 테마 중 하나로 지정학과 경제가 결합한 '모든 것의 안보(Security of Everything)'를 꼽는다.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갈등을 거치며 각국 정부와 기업은 공급망의 효율성보다 안정성, 회복력, 통제 가능성을 더 중시하게 됐다.
이 흐름에서 반도체와 AI 하드웨어는 단순한 산업재가 아니라 국가 안보와 직결된 전략 자산으로 바뀌고 있다. KKR은 에너지뿐 아니라 식량, 물, 칩, 핵심 투입재 전반에서 공급망 회복력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본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와 AI 하드웨어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런 글로벌 산업 재편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 한국 증시를 보는 시각도 단순한 저PBR 논의를 넘어, 안보와 기술 공급망이 결합되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다시 해석될 수 있다.
기업 지배구조 개혁 과정에서 열리는 사모 투자 기회
한편 기업 구조 개선의 흐름은 주식시장뿐 아니라 사모투자 시장에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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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R은 기업들이 자본효율을 높이기 위해 복잡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며, 낮은 수익률의 사업에서 자본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예상했다. 이 과정에서 비핵심 사업부를 떼어내 매각하거나 독립시키는 카브아웃(carve-out)이 중요한 투자 기회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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