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시대적 흐름엔 공감"
"국민 사정에 맞는 속도 조절 필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전세를 "대한민국에만 있는 사금융"으로 규정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시대적 흐름에는 공감하면서도 국민 사정에 맞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일종의 사금융"이라며 "전세 대출을 많이 해준 게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주택자들의 양도세 유예를 끝냈기 때문에 전세 물량이 줄은 건 당연하다. 정상화 과정 중 일부"라며 "신축이든 택지개발이든, 재건축·재개발이든 속도를 내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전세대출이 집값을 끌어올렸다는 인식 아래 규제에 따른 임대차 매물 감소를 불가피한 조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까지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4.11%로 지난해 같은 기간 0.73%와 비교하면 상승 폭은 6배 가까이 커졌다. 시장은 빠르게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체결된 서울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5만1196건 가운데 월세 계약은 2만7719건으로 전체의 54.1%를 차지했다.
정부는 전세 제도를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시장에선 임대인들이 전세 매물을 거두거나 월세로 전환하면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은 재개발·재건축이 아니면 신규 주택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런데 이주비 대출비나 전월세난 때문에 사업이 속도를 못 낸다"고 짚었다. 이어 "모든 정책은 명암이 있는데 정부가 전세의 어두운 면만 보는 것 같다. 아파트와 비아파트 시장이 다르다"며 "전셋값이 매매 가격을 밀어 올린다고 하면 전세가율 30%인 강남은 집값이 떨어져야 하는데 여전히 오르고 있다. 이는 전세 대출이 급격히 시행되면서 단기간에 벌어졌던 과거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대통령 말처럼 전세가 사라지는 건 시대적 흐름으로 볼 수 있지만, 문제는 속도"라며 "대한민국 세입자 절반이 사용하는 제도다 보니 10~20년 걸쳐 서서히 연착륙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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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전세가 내 집 마련의 징검다리 등 이점도 있지만, 전세 사기 피해에 취약해 여러 피해가 있었다"며 "지금이 과도기적인 상황인 건 사실이지만 속도가 매우 빠르게 이뤄지고 입주 부족 사태와 연결되다 보니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고통을 줄이고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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