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 한도 20% 깎고, 고연봉자 신용대출 1억 제한…'빚투' 폭증에 대출 확 죈다(종합)
하나銀, 신용대출 1억 제한…신한, 마통 한도 감액
주식 '빚투' 몰리며 5월 가계대출 9.3조 급증
금융당국, 비상관리체계 가동
"마통 한도 5000만원 제한 가능성"
주요 시중은행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에 따른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와 계절적 자금 수요 등이 맞물리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이 4년 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나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고삐를 바짝 죈 데 따른 조치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고액 연봉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제한한다. 현재 차주 연소득 범위 내에서 대출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신규 신용대출 한도가 1억원을 넘을 수 없다. 마이너스통장 만기 연장 시 미사용 한도를 감액하면서 적용해 온 예외 조치도 이날부터 전면 폐지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15일부터 대면·비대면 신용대출 신청이 내부적으로 설정한 일일 한도를 초과할 경우 비대면 신용대출 접수를 제한할 예정이다. 또 마이너스통장 가운데 약정금액이 3000만원을 초과하는 계좌를 대상으로 만기 연장 시 한도를 최대 20% 감액하기로 했다. 약정기간과 만기 직전 3개월 동안의 한도 사용률이 10% 미만인 계좌가 대상이다.
농협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에 적용하는 우대금리를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축소하기로 했다. 이 조치로 대출금리 하단이 상향된다. 농협은행은 또 이날부터 주택금융공사가 발급하는 모기지신용보증(MCG) 신규 가입을 일시 중단해 사실상 대출 한도를 축소했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상품 접수를 중단했다.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핀다·토스·뱅크샐러드 등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신용대출 신청 역시 제한하기로 했다.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신용대출 관리에 나선 것은 최근 코스피 상승세에 따른 빚투 수요 증가로 가계대출이 급격히 불어났기 때문이다.
전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5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9조3000억원 늘었다. 4월 증가폭(3조5000억원)의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기타대출은 5조3000억원 늘어나며 4월 2조원 감소에서 5월 증가세로 전환했다. 증가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로 부동산·주식 투자 열풍이 거셌던 2021년 8월(7조9000억원 증가)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 고삐를 한층 더 죄기로 했다. 금융위는 전날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했다. 대출 증가세가 진정될 때까지 관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매주 점검회의를 열어 이행 상황을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은행권에는 신용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고소득 차주의 신규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신용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를 통해 조기 상환을 유도하되 세부 기준 수립은 은행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전날 회의에서 "5월 가정의 달 자금수요와 주식시장 영향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중심으로 한 기타대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로 출회된 매물이 시장에서 소화되며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확대될 수 있고, 신용대출 변동성도 커질 수 있는 만큼 전 금융권이 선제적인 가계대출 자율관리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은행들은 향후 가계대출 증가 추이를 지켜보며 추가 규제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신용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코로나19 당시처럼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일괄 제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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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면 창구를 찾는 고객까지 대출을 제한하기는 어려운 만큼 우선 비대면 채널 중심으로 관리에 나서려는 것"이라며 "아직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일괄 5000만원으로 제한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신용대출 증가 추이를 점검하면서 추가 조치 시행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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