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기념탑 웹캠에 잡힌 대형 '8647'
美 공원경찰 수사 착수…잔디 변색 분석 중
트럼프 생일 사흘 앞…내무부 "용납 못 해"
미국 수도 워싱턴DC 한복판 내셔널몰 잔디밭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반대 구호인 '8647'이 대형 숫자 형태로 나타나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트럼프 대통령 생일을 사흘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연합뉴스는 1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을 인용해 "워싱턴 기념탑 정상에 설치된 웹캠 영상에는 제2차 세계대전 기념관 동쪽 잔디 구역에 고사한 잔디가 '8647' 형태를 이룬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공원 경찰은 숫자가 내셔널몰 서쪽 잔디밭에 그려졌으며 워싱턴 기념탑 정상에서 사진으로 담길 만큼 규모가 컸다고 밝혔다. 숫자는 주변 초록색 잔디와 대비되는 갈색 반점처럼 드러났는데, '8'과 '7'은 비교적 또렷했지만 '6'은 흐릿하고 '4'는 거의 알아보기 어려웠다.
누가 이 표식을 남겼는지 확인하기 위해 웹캠 업체 어스캠 영상을 분석한 결과, 수일에 걸쳐 숫자가 서서히 떠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표식이 언제 처음 나타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지난 5일 촬영된 사진에는 숫자가 보이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지상에서는 11일 오후까지도 형체를 알아보기 쉽지 않은 상태였다.
현장을 관리하는 미국 공원경찰은 11일 오전 11시 30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은 잔디 변색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시료를 채취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공원경찰은 "대통령에 대한 어떤 위협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이번 사건을 수사해 관련자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8647'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나타내는 상징적 표현으로, 시위 현장과 티셔츠 등 상품에서도 쓰인다. 흔히 식당가에서 '86'은 주문이나 손님을 '없애다'는 의미의 은어로 통하며, '47'은 미국의 47대 대통령인 트럼프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숫자를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닌 대통령에 대한 위협으로 해석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86'은 '죽여라'는 뜻의 은어이며 '8647'은 '트럼프 대통령을 죽여라'를 의미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제임스 코미는 지난해 5월 노스캐롤라이나 해변의 조개껍데기로 '8647'을 만든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지난 4월 대통령 협박 혐의로 기소됐다. 코미는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나, 재판은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이대로 가면 7월 에어컨 꺼질 수도" 섬뜩한 전망...
이번 표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인 오는 14일 워싱턴 일대에서 종합격투기(UFC) 경기 등 대규모 행사가 예정돼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발견됐다. 백악관 대변인실의 데이비스 잉글은 CNN에 "정치적 폭력이나 암살을 조장하거나 옹호하는 사람은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규탄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 내무부 대변인도 해당 표식을 "정신 나간 기물 훼손 행위"라고 규정하며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