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11년 만에 최대폭 상승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앞두고
전월세 공급 감소 영향

올해 강동구·압구정·목동 등
재개발 본격화, 대대적 이주행렬
임대차 매물 부족 더 심해질듯

전세 매물 가뭄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주간 기준 11년 만에 최대 폭(0.32%)으로 치솟으면서 재개발·재건축 단지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살 집을 구하지 못해 이사를 못하면 정비사업이 지체되고, 이는 다시 서울의 신축 주택 공급을 가로막는 심각한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송파구 일대 사진. 연합뉴스

서울 강남·송파구 일대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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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단지의 이주 문제는 불과 최근 몇 개월새 나타난 현상이라는 평가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 초 한남2구역 등 7000~8000세대씩 이주할 때도 대란은 크게 없었다"고 전했다.


이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 폭이 올해 들어 가팔라진 것과 밀접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까지 누적 상승률은 4.11%로 지난해 같은 기간 0.73%와 비교하면 상승 폭은 6배 가까이 커졌다. 가장 큰 요인은 지난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매물이 소진된 영향이 컸다. 다주택자들이 올 상반기 대거 주택 처분에 나서면서 매매가격은 일시적으로 주춤했지만 전·월세 공급은 줄었다. 이와 함께 기존 세입자들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서 버티기에 돌입했다. 매물을 찾기가 힘든 이유다.

이 때문에 전세 시장을 향한 정부의 시선이 시장을 더 위축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전세는 한국에만 있는 일종의 사금융이다. 전세 대출을 많이 해준 게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서울 재개발사업이 본격 가동하는 만큼 전셋값 급등세는 이제 시작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압구정은 물론이고 성수동, 목동까지 순차적으로 시공사 선정에 들어가는 만큼 대대적인 이주 행렬이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동구뿐 아니라 압구정, 목동, 용산 등 조합 설립 인가나 사업 시행 인가가 난 곳들이 많아 임대차 시장의 매물 부족 문제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업이 지연되면 금융비, 사업비, 분담금으로 이어질 수 있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서울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전·월세 매물이 없어지는 게 문제"라면서 "전·월세 시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서울 전역 정비사업 이주 시기를 촘촘하게 관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2000세대 초과 단지에만 적용하던 시기 조정 제도를 1000세대 초과 단지까지 한시적으로 확대 적용하기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단기적으로 이주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하면서 계속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월세 가격 상승과 실거주를 강조하는 정책 기조 등이 겹치면서 물건이 더 없어지고, 정비사업도 지체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랩장은 "공공 매입 임대를 해 이주 수요를 일정 부분 받아주거나 이주 시기 조율이나 순환 정비 사업이 일부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이 방법도 반발이 심할 수 있어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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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시가 그간 정부에 요청해 온 것도 아무리 정비사업 구역의 인허가를 빨리해도 이주비 대출이나 전월세난 때문에 사업이 속도를 못 내고 공급을 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정부에서 현실성 있게 대출 규제는 하되 무주택자가 집을 사거나 정비 사업 사례에서는 풀어주는 등의 예외를 둬야 한다"고 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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