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남자친구, 직장 내 괴롭힘 폭로

숨진 광주 소방공무원이 남자친구와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연합뉴스

숨진 광주 소방공무원이 남자친구와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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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소방안전본부 소속 20대 여성 소방관이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고인의 남자친구가 조직 내 강압적인 음주문화와 갑질 의혹을 제기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사건은 지난해 10월 여성 소방관 A씨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올해 결혼을 앞두고 양가 상견례까지 마쳤던 A씨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주변에 큰 충격을 안겼다.

고인 남자친구 "평소 과도한 회식문화로 괴로워해"

고인의 남자친구 A씨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팀원들이) 과도하게 밤늦게까지 술을 먹이고 가기 싫은 노래방도 갔다"며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여자친구는 술자리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말했다.


A씨가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 내역에는 "(남자) 팀장님이랑 둘이 노래방을 가야 할 것 같다"며 상사의 무리한 요구에 난처해하는 고인의 대화가 담겨있었다.

또 "팀 회식을 했는데 10번 토했다" "취해도 보내주질 않는다" "여기 미쳤어, 술을 너무 빨리 마셔" "오자마자 소맥 4잔 원샷" "나 진짜 많이 마셨어" "죽을 것 같아" 등 힘들어한 정황이 담겼다.


A씨는 "해외여행을 앞둔 여자친구에게 술 등을 사 오라는 압박을 가해 캐리어 두 개를 들고 가게 만들기도 했다"며 "가기 싫은 회식 자리에 억지로 불러놓고 여자친구에게만 차를 끌고 오게 하는 등 갑질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고 토로했다.


사망면직서에 '남자친구 관계 불안' 내용 명시…"고인에 대한 모독"

고인이 숨진 뒤 작성된 광주소방본부의 '사망 면직서' 역시 문제 삼았다. 해당 공문에는 고인의 생전 상담 기록을 인용하며 '남자친구와의 관계 불안 어려움 호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그 공문 탓에 오죽하면 내가 상주로 선 장례식장에서조차 '남자친구 때문에 죽었다'는 허무맹랑하고 기막힌 소리를 들어야 했겠느냐"며 "이는 여자친구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자 유가족을 향한 명백한 2차 가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소방본부 측은 유가족에게 이러한 내용이 공문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사전에 전혀 알리지 않았다가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아챈 A씨가 공문 수정과 재조사를 요구했으나 사후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조용히 일을 매듭짓고 싶었지만 광주소방본부의 미온적인 태도 때문에 결국 공론화를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李대통령 "음주강요·감찰묵살 사실이면 최대문책"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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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직접 진상규명을 지시하며 최대 수준의 문책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직도 이런 구태 공직자들이 있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했다.


이어 "회식 음주 강요 등 소방관의 사망 원인과 경위는 물론 감찰조사 요청 묵살 경위까지 철저히 조사하라"며 "조사 주체는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소방청이 아닌 국무조정실이 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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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조사 결과 음주 강요와 감찰 조사요구 묵살이 사실로 드러나면 징계는 물론 형사처벌, 민사 손해배상 후 구상청구까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문책을 하겠다"며 "다시는 이 나라에서 회식 음주 강요 같은 직장 내 악성 갑질이나 부정부패 은폐 묵살은 꿈도 꿀 수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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