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2세대 이사해야 하는데 전월세는 111건뿐…서울 정비사업 '이주 난민' 비상
전세 물량 감소에 가격도 올라
서울시 주택 공급 악순환 우려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서울 지역 재개발·재건축 단지 이주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지역에선 1000세대가 이사가야 하는데, 전세 매물은 수십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주가 늦어지면 재개발 일정 차질이 불가피해지고 다시 전세 부족을 부르는 악순환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6월 둘째주 서울 지역 전셋값 상승률은 10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재건축을 위해 오는 11월까지 이주를 마쳐야 하는 서울 강동구 길동 삼익파크아파트 입주민들은 이사할 곳을 찾느라 분주하다. 삼익파크아파트는 총 1092세대다. 하지만 이 지역 전세 매물은 턱없이 부족하다. 정보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길동과 인근 명일동에 나온 전세매물은 39개에 불과했다. 월세까지 합쳐도 111개 정도다. 2년 전만 해도 이 지역엔 전세 485개, 월세 346개가 있었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2~3개월 새 전셋값이 5억에서 7억 이상으로 올랐다. 전세 물량이 아예 없어 이주 앞둔 주민들이 난감하다"면서 "엊그제 나온 매물에는 4~5명이 몰려왔다. 한 분이 집에 들어가 보지도 않고 계약했다"고 전했다.
111개 전·월세 매물도 입맛을 충족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자는 "통계에 나와 있는 물량 숫자에는 반지하나 크기가 작은 주택도 포함돼 있다"며 "이주민들이 기존에 살던 집과 차이가 커 양호한 매물이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울 전셋값 상승률은 최근 들어 가팔라졌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서울 지역 전셋값 지수는 0.32% 상승하면서 10년 8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부동산원은 "주요 단지 중심으로 대기수요 누적되며 상승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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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매물 부족으로 정비사업을 앞둔 이주민들이 갈 곳을 잃으면서 서울의 주택 공급이 줄줄이 늦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주가 돼야 건물을 철거할 수 있는데, 이주 일정이 늦어지면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며 "사업이 지연되면 장비 임차료, 간접비 등 공사비가 상승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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