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2.5% 전망…코로나 이후 최저
에너지 가격 급등·인플레 확산 리스크 확대
각국 중앙은행 긴축 장기화
올해 브렌트유 평균 94달러…전년比 36% ↑
금융시장 불안 겹치면 1.3%까지 추락 가능
AI 새로운 성장 동력될 수 있어
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전망하며 코로나19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재확산,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장기화가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는 진단이다.
세계은행은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2.5%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성장률 2.9%보다 0.4%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중동 분쟁이 에너지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초래했고 보다 긴축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고 진단했다. 이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과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국가들의 성장 전망이 크게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세계은행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7월까지 심각한 차질을 빚고 이후에도 점진적으로만 회복된다는 시나리오를 기본 전제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94달러로 지난해보다 36%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1월 전망치보다 50% 이상 높은 수준이다. 비료 가격 역시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 여파로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 세계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주요국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통화 완화 기대가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세계은행은 에너지 공급 차질이 예상보다 심화하고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칠 경우 올해 세계 성장률이 1.3%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사실상 글로벌 경기침체에 가까운 수준이다. 반면 인플레이션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나아가 2020년대를 '잃어버린 10년(lost decade)'이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은 서문에서 "올해 세계 성장률은 경기침체기를 제외하면 거의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2026년 말에는 개발도상국의 4분의 1, 저소득국가의 3분의 1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더 가난한 상태에 머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세계은행은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AI 도입이 성공적으로 확산할 경우 2030년대 세계 경제성장률이 2000년대 평균을 웃돌 수 있으며 "1970년대 이후 가장 번영한 10년"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올해 성장률이 2.2%로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은행은 미국이 주요 산유국인 데다 재정지출 확대와 AI 투자 증가가 에너지 가격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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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럽과 일본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성장 둔화 압력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5.0%에서 올해 4.2%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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