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
고밀 아파트, 현황용적률 인정
200% 용적률 단지 재건축 속도
공사비 급등에 사업성 한계 우려

연한이 오래된 고밀 아파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자체 수선을 하거나 재건축 요건을 완화하는 등 정비사업 활성화방안이 필수다. 서울시는 사업성 부족을 겪는 단지들이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도록 현재 용적률 인정과 사업성 보정계수 등 제도 보완책을 내놓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용적률 인센티브만으로는 조합원 분담금 부담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본다. 임대주택 의무 공급 비율 조정 등 사업성을 끌어올릴 전향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2024년 9월 '재개발·재건축 2대 사업지원 방안'을 통해 고밀 아파트의 사업성을 보완하는 대책을 내놨다. 핵심은 2004년 종 세분화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의 현재 용적률, 즉 현황용적률을 허용용적률로 인정하는 것이다. 예컨대 현황용적률이 320%인 단지는 별도 기부채납 없이 320%까지 허용용적률을 인정받고, 종 상향에 따른 공공기여와 임대주택 조성 등을 거쳐 최대 400%의 용적률을 확보할 수 있다. 300%인 단지는 125% 내에서 최대 375%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현황용적률의 4분의 1(125%) 범위까지 상한선을 감안한 것이다.

[부메랑된 고밀아파트④]서울시, 용적률 25% 상향 실험…"마이너스 재건축 막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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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제3종 일반주거지역 내 고밀 재건축 단지는 사업 추진에 한계가 컸다. 종 상향이나 역세권 특례를 적용받지 않는 한 법적상한용적률 300%를 넘는 초과분을 인정받지 못해 일반분양 물량 확보는 물론 기존 조합원 가구 수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따르면 제3종 일반주거지역은 ▲기준용적률 210% ▲허용용적률 230% ▲상한용적률 250% ▲법적상한용적률 300% 등 4단계 용적률 체계를 적용받는다. 기준용적률은 기본으로 주어지는 용적률이다. 여기에 공공보행통로, 돌봄 시설 등을 조성하면 허용용적률까지 높일 수 있다. 더 나아가 상한용적률까지 도달하려면 기부채납이 필요하다. 법적상한용적률까지 추가로 확대할 경우에는 증가분의 절반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서울시의 사업지원 방안을 적용하면 사업성 개선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별도 기부채납 없이도 기존 현황용적률을 허용용적률로 인정받아 정비계획에 반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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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서울시는 땅값이 낮아 분양 수입이 적은 지역의 허용용적률을 최대 2배까지 높여주는 사업성 보정계수 제도를 도입했다. 역세권에 위치한 정비구역은 용적률을 법적상한용적률을 최대 360%까지 완화하되, 증가한 용적률의 60~70% 이하를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역세권 뉴홈 제도도 마련했다.

용적률 200%대 아파트, 재건축 추진 속도

현재까지 용적률 300%가 넘는 고밀 단지 중 현황용적률을 인정받는 조건으로 지구단위계획이 결정된 단지는 아직 없다. 다만 서울시는 지원 방안을 계기로 추후 재건축 추진에 나서는 단지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사업지원 방안이 도입된 지 채 2년이 지나지 않은 만큼 주민들이 의견을 모으고 본격 추진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용적률 200%를 넘는 단지 중에서는 재건축 속도를 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1993년 준공된 용적률 229%의 신촌 럭키아파트(855가구)의 경우 2024년 12월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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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준공된 용적률 227%의 은평구 불광동 미성아파트도 허용 용적률 완화와 사업성 보정계수를 통해 용적률 299.78%, 최고 40층으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이 지난 3월 수정 가결됐다. 1990년 준공된 용적률 208%의 동작구 사당 대림 아파트도 2024년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를 출범하고 정비구역입안제안 동의서와 재건축 추진위 구성 동의서를 받고 있다.

"마이너스 재건축 막는 수준"…사업성 개선엔 한계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지원 방안만으로 사업성을 대폭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다. 자재값 상승으로 재건축 공사비가 3.3㎡당 1000만원을 넘는 현장이 속출하면서 분양가가 낮은 서울 외곽지역 과밀 단지는 일반분양 물량을 일부 확보해도 공사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서울시의 현황용적률 인정 제도는 기존보다 가구 수가 줄어드는 '마이너스 재건축'을 막겠다는 취지에 가깝다"며 "일반분양 물량을 일부 확보하더라도 분양가가 공사비를 상쇄할 만큼 높게 나오지 않으면 결국 부족분은 조합원 분담금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이사도 "현황용적률을 인정받는다고 해도 동간 거리와 건폐율, 건축법상 허가 조건을 모두 충족하려면 과밀단지들은 일대일 재건축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임대주택 의무비율 하향 조정, 임대주택 매입가 현실화 등 정비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조합이 임대주택을 공공기여로 제공하는 경우엔 기본형건축비보다 낮은 표준건축비 수준으로 매각해야 한다. 공사비는 크게 올랐지만 임대주택 매입가격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조합 입장에선 임대주택을 공급할수록 사업성이 악화되는 구조가 됐다. 더욱이 법적상한용적률까지 용적률을 높일 경우 증가분의 50%를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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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은 "현황용적률 인정 제도만으로는 과밀 단지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낮추고 임대주택 매입가격을 현실화하는 등 전향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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