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보완수사로 '절도 피의자'된 외국인 구제
여권·외국인등록증 빼앗아 불법체류 노출시켜
'연이율 60% 초과 무효' 개정 대부업법 적용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지에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상대로 불법 고리대금업을 영위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들을 절도·사기죄로 허위 신고한 중국인 불법 사금융업자들이 검찰 보완수사로 덜미를 잡혔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 서울동부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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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승학)는 중국 국적의 불법사금융업자 A씨(44)와 B씨(39)를 무고죄 및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허위 신고로 억울하게 형사 처벌을 받을 뻔했던 우즈베키스탄 국적 피해자 C씨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3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지에서 연이율 174%에서 7300%의 조건으로 17회에 걸쳐 5420만원을 불법 대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 역시 2022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연이율 100%에서 2만9200%의 조건으로 39회에 걸쳐 1억4300만원을 무등록 대부해 불법 이자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A씨와 B씨가 피해자 C씨를 경찰에 절도죄로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A씨와 B씨는 C씨가 "담보로 맡긴 휴대전화를 일시 사용하겠다며 가져간 뒤 돌려주지 않고 훔쳐 갔다"고 신고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C씨가 카지노에서 반복해서 개인 휴대전화를 판매한 뒤 다시 훔쳤다는 점이 일반적인 범행 양상과 다르다는 점에서 보완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C씨에게 각각 연이율 5069%, 3476%의 초고리에 도박자금을 대부하면서 휴대전화를 담보로 받아놨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연이율 60%를 초과해 전부 무효인 반사회적 대부 계약 사실을 은폐했다. 돈을 받아내기 위해 C씨를 절도죄로 허위 신고한 것이다.

검찰은 지난해 7월22일부터 시행된 대부업법 개정안을 적용해 이들의 허위 신고 행위를 무고죄로 판단했다. 개정법에 따르면 연이율 60%를 초과하는 대부계약은 원금과 이자 약정 전체가 무효이다. 따라서 이미 지급한 돈도 반환 청구가 가능하다. 불법 사금융업자의 경우 이자 약정 자체가 무효이므로 이자를 수수하는 것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된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C씨 외에도 중국, 대만, 몽골 등 각국의 외국인 피해자들을 다수 확인했다. A씨 등은 단속이 어려운 외국인 전용 카지노나 온라인 플랫폼 등에서 피해 호소나 권리 구제에 취약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또 차량,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여권, 외국인등록증까지 담보로 확보해 피해자들을 불법체류 상태에 노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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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는 "대부업법상 무효인 반사회적 대부계약을 기초로 상대를 허위 신고·고소하거나 수사기관을 채권추심 수단으로 악용하는 행위에 대해 무고죄 등 관련 형사 규정을 적극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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